40여분간 기름 찌꺼기 기화돼 확산 주변마을 악취로 고통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로 병원을 찾은 주민이 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7일 오후 1시 17분께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에서 유증기가 유출됐다. 탱크에서 폭발하듯 빠져나온 유증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장은 물론 인근 마을로 악취가 번졌다.

유출 사고는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150t)의 온도가 상승하며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한화토탈 자체 대응팀이 탱크에 물을 뿌리며 온도를 낮춰 탱크가 폭발하지는 않았다. 탱크 온도가 내려가자 오후 2시께 유증기 유출도 멈췄다.

스틸렌모노머는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제조할 때 원료로 사용되는 인화성 액체 물질이다. 흡입 시 구토 또는 어지럼증, 피부 자극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노동청은 사고설비에 대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탱크 내부 온도가 왜 올라갔는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9일 서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근로자와 주민 등 326명이 어지럼증, 구토, 안구 통증 등의 증세로 서산의료원과 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산의료원을 찾은 주민 260여명은 모두 심리적 안정 차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고 귀가했다.

시 관계자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은 공장 인근인 대산읍 주민”이라며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한화토탈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권혁웅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전문기관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한화토탈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어 한화토탈을 규탄했다

이 단체는 “노조파업으로 비전문가를 공정에 투입하는 바람에 두 번째 대형사고가 발생했다”며 “무리한 공장운영을 중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산시는 20일 오전 시청 회의실에서 맹정호 시장 등 시 관계자 10명과 시의원 2명, 대산공단 5사 공장장 및 안전·환경 임원 10명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 관계자 회의’를 열어 한화토탈 측으로부터 이번 유증기 유출 사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업체별 환경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산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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