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올해도 ‘지각 장마’가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1주일가량 늦어져 7월 초 본격적으로 시작되겠다고 19일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장마전선은 동중국해상 일본 남쪽 해상까지 동서로 위치하면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일본 남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장마전선은 다음주 중반께 제주도 남쪽 먼 바다까지 북상, 이달 26~27일께 제주와 남해안에 첫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장마전선은 다시 제주도 남쪽 먼바다로 남하할 것으로 예상돼 충북 등 중부와 남해안을 제외한 남부의 장마는 평년보다 열흘 가량 늦은 7월 초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올해 장마가 늦어진 원인에 대해 기상청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베링해 부근 5㎞ 상공에 기압능이 발달하고, 한반도 부근에 상층 기압골이 위치해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유입되다보니 장마전선 북상이 저지됐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과 한랭 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만나 정체돼 형성된 비구름띠(장마선전)의 영향으로 여름철 많은 비가 내리는 시기를 말한다. 평년 장마시작일은 제주 6월 19~20일, 남부 6월 23일, 중부 6월 24~25일이다. 기간으로는 32일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장마는 14~21일로 평년(32일)보다 최대 18일에서 최소 11일 짧았다. 장마철인데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마른장마’는 사상 최악의 폭염까지 겹쳐 사회·경제적 문제까지 빚었다.

청주기상지청은 “충북 등 중부의 장마는 다음주 중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열대저압부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저기압이 예상보다 강하게 발달해 북상하면 장마전선이 함께 북상하면서 장맛비가 내리는 지역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장마 예보는 기상청의 ‘공식발표’는 아니다. 기상청은 중·단기 예보를 통해 ‘장마전선에 의한 강우’를 알고 있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장마철 예보를 사실상 중단했다.

장마 이후 집중호우가 내리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장마기간을 구분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해 기상청의 ‘여름철 강수량 변화’ 자료를 보면 1994년 이후의 장마 종료 후 강수량은 1994년 이전보다 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강수량도 1994년을 전후해 8.1% 증가했다. 이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