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산부인과 김수미 교수=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 여자가 30.4세로 점점 늦어졌고 출산 연령도 여자 평균 초산 연령이 31.9세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난임 환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데 2017년 난임 환자수는 20만명이 넘었고 우리나라 부부의 10~15% 정도가 난임을 경험하고 있다. 사춘기 이후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자를 생산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의 난자는 태어날 때 이미 그 수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보유하고 있는 난자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만 35~37세가 되면 가임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난소 나이를 미리 파악하고, 난소 기능이 저하돼 있다면 더 늦어지기 전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수는 몇 개인지, 혹시 내 나이보다 난자 수가 빠르게 감소되어 난소 예비능 (ovarian reserve)이 떨어져 있는지 여부는 항뮬러관호르몬 (Anti-mullerian hormone, 이하 AMH)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AMH는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과립막세포 (granulose cell)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향후 성숙되어 배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예비 난포에서 분비된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난소 나이 검사는 바로 이 AMH를 측정하는 것이다. AMH가 높은 경우는 앞으로 배란될 난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AMH가 낮은 경우에는 향후 배란될 난자가 적게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령에 따라 평균 AMH 수치는 다른데, 20대 여성의 경우 4~5ng/mL, 35세 이상은 3.0 ng/mL, 40대 여성은 1.0 ng/mL 정도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AMH를 통해 폐경 나이를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대다수의 연구 결과에서 AMH 수치가 낮은 경우 폐경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고 하였으나 아직까지는 AMH 수치 하나만으로 정확하게 폐경 나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AMH 검사는 생리 주기에 상관없이 혈액검사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일주일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 중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무월경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40세 미만의 나이에서 폐경이 되는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AMH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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