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충주 출신으로 3선에 성공한 이시종 충북지사의 최근 행보는 ‘포용’이라는 단어를 문득 떠오르게 한다.

기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보은을 비롯해 충주, 괴산, 음성, 진천지역 등에서 이 지사와 만났다. 충북도청 출입을 10년 넘게 하다가 지역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대해 왔던 이 지사와 다시 도청출입을 하면서 본 그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변함없는 이 지사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메모를 하는 습관이다. 이 지사는 기자와 면담을 할 때 자신이 모르고 있던 사안들이 나오면 메모를 한다. 그리고 그 메모는 곧바로 실·국장들에게 전달된다. 이 지사의 메모 습관에는 큰 의미에서 포용이라는 단어가 내재되어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기자가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얘기를 가감없이 하는데 그 얘기를 메모까지 하면서 듣는다는 것은 이 지사가 이미 그 기자의 마음을 품었다는 얘기다.

이 지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출자·출연기관의 인사청문회도 두 말하지 않고 수용했다. 또 일본전범기업의 공공기관 불매와 관련 조례안으로 상위법 위배와 WTO 위배문제가 불거지자 도청 출입기자들과 만나 의견을 물었다.

국민들이 스스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것이 지역주민의 대변자인 의회에서 만든 조례라고는 하지만 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었다. 이 지사의 포용의 정치가 빛나는 것은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다는 것이다.

포용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임’을 뜻한다.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그 속에서 해법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그들을 품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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