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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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깊어가는 가을밤을 낭만과 서정으로 물들인 시(詩) 문학 행사, ‘마로니에 詩공원축제’가 관객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동양일보는 지난 20일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와 공동으로 주중동 마로니에 詩공원에서 ‘충청북도 명사시낭송회’를 겸한 ‘마로니에 詩공원축제’를 개최했다.

특히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 명사시낭송회는 밤이 깊어가면서 그 감동을 더해 갔다. 객석을 가득 메운 800여명의 관객들은 명사와 시낭송가들이 낭독하는 시의 언어들을 저마다의 가슴 속에 담기 위해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가에 둘러싸인 공원에서 펼쳐진 야외행사였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詩공원축제를 찾은 관객들은 지루할 수도 있는 시 낭송 무대를 마지막까지 진지하게 지켜봤다. 떠들썩한 축제보다는, 문화적 허기를 달래주는 조용하고 소박한 축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문학은 문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쉽게 열려 있는 예술이다. 직접 쓰거나 직접 읽는 행위만을 문학이라 무겁게 정의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축제는 그런 의미에서 진정성 있는 예술 행사로서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학이라는 예술이 열린 공간을 누비며 누군가의 가슴속에 촉촉한 감동을 선사했으니, 김형수 시인의 저서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라는 책의 제목이 떠오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축제는 시를 낭송한 명사, 낭송회를 경청한 관객 모두가 하나가 돼 서로가 감동한 ‘가을밤의 연애편지’ 같은 행사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삶이 예술이 된 순간, 마로니에 詩공원축제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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