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선거는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겠으나 다음 달 임기 반환점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긴다면 국정 동력을 배가하여 정권 재창출의 길을 트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이른바 보수 계열로 분류되는 야권이 승리한다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부여될 수 있겠다.

여느 선거처럼 이번 총선도 변수가 많아 전망이 쉽지 않다. 먼저 게임 룰인 선거법 개정조차 안갯속이다. 그러나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른다면 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원내에 더 진출하고 민주당과 한국당 같은 거대정당은 의석이 감소할 수 있다. 개정법이 적용될 경우,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꿔 현 선거제의 원형으로 치른 1988년 13대 총선과 비견될 만큼 의미가 각별하다. 당시 1987년 대선에서 승리한 여당은 총선에선 져서 여소야대 지형이 짜였다.

정당들은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회정치를 망치고 구태에 병든 정당정치에 유권자들은 실망한 지 오래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판도를 좌우할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변신해야 한다. 민생 개선과 평화 증진을 위한 좋은 정책을 제시하며 정책선거를 이끄는 정당을 보고 싶다. 여기에 청년층과 여러 소외 계층을 보살필 유능하고 매력 있는 후보 영입에 성공한다면 큰 지지를 받을 것이다. 각 정당은 새로운 간판을 달거나 개보수하는 데에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 표심 구애가 목적이라면 정책과 가치를 중심으로 한다는 정당정치 원칙 범위 내에서 어떠한 변신도 용서될 수 있다. 매번 정당들은 선거가 끝나고서야 민심의 매서운 판단과 놀라운 황금분할 의석 배분에 감탄하곤 한다. 그땐 이미 늦은 거다. 지금부터 그 두려운 민심을 읽고 사려 깊게 행동하는 정당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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