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사 학생말만 믿고 팩트체크 미흡...세심한 대응 절실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초등학생 납치미수나 폭행 등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가짜신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장난신고나 오인신고에 따른 경찰력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내에서 사건 소식이 전해질 경우 학생 말만 믿고 전체 학부모들에게 위험상황을 알리는 일부 교사들 때문에 추측성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나 청소년 상담사 등 전문가들은 교사들의 세심한 위험상황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허위장난이나 오인 신고에 따른 112 출동이 217만6000여건에 달했다.

2014년 29만여건 수준이던 허위신고는 2016년 70만건에 육박했다.

세종시의 경우 2014년과 2015년에는 허위.장난 신고가 단 한건도 없었지만 2016년과 2017년 2년간 모두 10건의 장난신고가 있었다.

충북은 2014년부터 3년간 장난신고가 19건이었고 같은 기간 충남은 845건에 달했다.

실제 지난 5월 세종시에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지역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112 신고접수도 없던 가짜사건이었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20대 여성한명이 2명의 여학생에게 휴대폰을 빌린 일이 납치미수사건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와전됐고 A초등학교 B.C 중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납치미수 발생으로 인한 학생안전유의 안내문'을 전달하면서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10여일후 또다른 고등학교 학생부장이 학생들 말을 듣고 다른 교사들에게 전하면서 학생들이 SNS에 유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세종서는 지난 5월 21일 "납치미수에 대한 112신고도 없었고 소문이 와전 된 것으로 확인 했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추가 수사중에 있고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15일 세종시 3생활권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 괴한이 침입해 6학년 학생 A군을 흉기로 공격하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접수 후 20여명의 경찰이 즉각 출동해 학교 내.외부를 수색했고 60여개의 CCTV를 분석했지만 외부인 침입흔적은 없었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7일 학교측은 오후 4시30분께 학부모들에게 '중간조사 사항 안내문'을 보내 "무단침입한 외부인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경찰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에 있다.

전남 함평에서는 지난달 3일 한 초등학교 학생이 “도와주세요. 누가 데려가려고 해요”라는 말만 남기고 갑자기 전화를 끊어 경찰에서는 수사팀을 긴급 배치한 후 가용인력을 최대 동원해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CCTV 조사결과 납치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경찰관계자는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교사들이 조금 더 세심하게 살피게 되면 수십명의 경찰이 출동해 소동을 벌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 납치미수나 괴한 습격 등 강력사건일 경우 더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찰 등 전문가들의 교사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112 허위신고자는 공무집행방해죄나 경범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세종 신서희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