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 흐르는 예술의 도시 청주를 꿈꿉니다”

-창단 이후 ‘리골레또’, ‘나비부인’ 등 다양한 공연

-푸치니 3대 걸작 오페라 ‘라보엠’ 13·14일 선봬



“오페라가 흐르는 청주, 삶이 예술이 되는 문화도시를 꿈꿉니다. 순수문화예술이 꽃을 피우는 곳에 풍요로운 삶이 있습니다. 각박한 세상, 대중의 관심 속에 순수문화예술이 다소 멀리 있다 하더라도 꾸준히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며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 누군가는 이 도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페라의 불모지 청주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가장 많은 횟수의 오페라 무대를 시민들에게 선보인 청주예술오페라단 최재성(55·청주시 가경동) 단장.

13년 전 창단한 청주예술오페라단이 열 세 번이나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최 단장의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해 역시 청주예술오페라단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오페라 ‘라보엠’ 전막(4막)을 13~14일 이틀동안 총 3회에 걸쳐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그는 창단 첫 해 ‘헨젤과 그레텔’을 시작으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돈조반니’, ‘사랑의 묘약’ ‘리골레또’ 등 다양한 오페라 공연을 선보였다.

최 단장은 “세 번째 오페라 ‘돈조바니’ 공연부터는 제대로 욕심을 부려 봤다”며 “당시 대출도 받고 많이 힘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후회는 없다”고 회상했다.

아직은 열악하기만한 청주지역 예술단의 리더는 사실 할 일이 많다. 최 단장 역시 오페라의 기획부터 캐스팅, 홍보, 대관, 무대연출, 연습실 확보, 기업 후원, 티켓판매까지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수준 높은 공연을 위해 욕심을 부리는 만큼 예산은 높아져 간다.

하지만 티켓을 구매해 공연을 찾아 온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공연을 선보여야만 한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기에, 사비를 털어 공연 준비를 하게 되는 일은 다반사라고 했다.

이런 그의 자존심과 노력이 때로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 공연한 ‘나비부인’은 2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청주 오페라 공연의 새 역사를 썼다.

청주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청주에서 보기 드문 바리톤 가수다. 청주 내수가 고향인 그는 대입 재수 시절 우연히 재능을 알게 돼 뒤늦게 음악인으로서의 새 삶을 살게 됐다.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그는 청주교대, 청주대 등에서 음악교육론, 합창지도 실기 등을 지도했고 충주MBC, CBS합창단 지휘자를 역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가족 모두가 음악인이라는 점이다. 청주대 음대에서 만난 아내 이혜연(50) 씨는 메조소프라노 전공자로 청주KBS합창단과 청주시공무원합창단 지휘자를 지냈다. 슬하의 1남 1녀 역시 모두 음악인이다. 아들 진호(27) 씨는 테너 가수로 JTBC 펜텀싱어2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딸 지연(충북예고3) 양은 비올라를 공부하고 있다.

그는 “청주시민들이 대도시를 가지 않고도 지역에서 고급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저의 의무 같기도 하다"며 “사실 조금만 더 다양한 곳에서 후원이 이뤄진다면 정말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자신이 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돈도 되지 않는 오페라를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냐”고 웃어 보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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