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중 환경이용팀장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대추연구소

강효중 환경이용팀장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대추연구소

[동양일보] 2020년은 UN이 정한“세계 식물건강의 해(International Year of Plant Health)”이다.

식물의 건강을 이야기 하면 많이 생소할 수 있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건강은 쉽게 이해가 가지만 무슨 식물의 건강인가? 하지만 식물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건강하지 못하면 병에 걸린다. 그래서 재배과정에서 농약(작물보호제)을 불가피하게 사용한다. 물론 무농약이나 유기농업 재배에서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식물이 건강하여 스스로 병원체나 해충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다면 농약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감기나 독감이 주로 겨울에 걸리듯 식물도 병에 걸리기 쉬운 특별한 환경이 있다.



비가 자주 오면 고추밭에서는 역병(돌림병)이라는 전염병이 유행하여 고추를 망가뜨리는 데, 비를 막아주면 크게 줄어든다. 혹은 고추 자체가 병에 잘 안 걸리는 성질(병저항성)을 갖고 있으면 된다. 저항성 품종개발로 농약사용은 크게 줄었다.



식물건강을 위하여 또 한 가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 파이토바이옴(식물바이옴) 연구다. 요즈음 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인데 “오늘 아침 내가 행복하게 느끼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몸의 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행복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식물에서 사람의 장에 해당하는 곳은 뿌리다. 뿌리에 서식하는 미생물상이 그 식물체의 잎에 나타나는 미생물상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식물건강이 주로 농약을 사용한 병해충 방제에 치중하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그 틀이 바뀌고 있다. 식물체와 식물체 주변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 생태계 전체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미생물 군집의 재구성을 통한 이용, 이제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파이토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위하여 한 글로벌 기업은 이미 전 세계 토양을 수집하고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연구자들도 상당히 앞서가는 연구를 수행 중에 있고 좋은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그 동안 수 십 년간 농가에서 토양관리를 통하여 노력하여 이룩하여 온 유기농업 기반기술들이 파이토바이옴 연구와 접목 된다면 보다 빨리 더 좋은 결과를 내어 놓을 수 있지 않을 까 희망해 본다.



식물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할 수 있다는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치를 그 동안 우리들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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