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PDATED. 2020-02-22 10:12 (토)
동양칼럼/이젠 경찰 차례다
동양칼럼/이젠 경찰 차례다
  • 김영이
  • 승인 2020.01.21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검찰 수사 지휘권이 66년 만에 폐지됐다. 지난 13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섬으로써 검찰개혁 입법의 두 축이 모두 완성됐다.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법이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확장성 때문이다.

공수처법이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으며 겨우 탄생했지만 이 법은 소위 힘깨나 쓰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일반 시민들과는 상관없는 법이다.

그러나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법 집행 대상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이 법을 피할 수 없다.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은 형사사법 절차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핵심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 제한 등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사의 지휘를 받아왔던 경찰이 보조자 역할에서 이젠 수사권의 주체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즉,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사건만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은 자체 종결할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경찰의 수사재량권은 커지고 검찰의 권한은 축소돼 검경 관계가 ‘수직’에서 ‘상호협력’, ‘상호견제‘로 재편됐다고 봐야 한다.

한 마디로 ’막강 경찰‘이 된 것이다. 힘이 세진 만큼 견제장치도 필요해졌다.

권한을 빼앗긴 검찰은 비대해진 경찰로부터 국민 권익 보호가 어려워질 거라고 우려하고 있고, 경찰은 검찰의 영장청구권이 유지되는 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마뜩잖게 받아들이는 측면도 있다. 영장청구권을 무기로 경찰 수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권한이 비대해진 경찰에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는 검찰의 힘 빼기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됐다.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국회 통과를 검찰의 자업자득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검찰의 투망식 수사나, 아니면 말고 식의 수사를 당해본 사람은 이번 검찰개혁 입법을 쌍수 들고 환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힘이 막강해진 경찰에 대해 불안감이 점점 커진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12만 경찰 조직이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과거에 비해 경찰 수사능력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완전한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한 예를 들면, 압수수색까지 한 사건이 3년이 다 돼 가도록 종결되지 않고 있다면 믿어질까.

충북지방경찰청은 2017년 3월 8일 청주의 한 도로정비(포장)공사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770여만원짜리 수의계약 공사를 빌미로 압수수색을 벌여 다른 관련 서류들도 다 압수해 갔다. 검찰 송치는 정확히 만 2년이 지난 2019년 3월12일에야 이뤄졌다. 혐의는 사기(아스콘 남은 물량 편취)와 건설산업기본법위반(불법 하도급)이다.

수사 기간 2년 동안 이 업체 관계자들은 경찰에 수시로 불려 다니는 바람에 손에 일이 잡히질 않았고 수주도 끊겨 지금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업체에 일감을 준 원청업제 20여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업체 측은 죄가 있든 없든 빨리 수사가 끝나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랐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지금도 검찰에 계류 중인 이 사건에서 보듯 수사기관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회사 또는 개인의 운명이 좌우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이럴진대 경찰의 힘이 막강해지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공은 경찰로 갔다. 그토록 원하던 수사권독립(완전하지는 않지만)을 쟁취했다고 좋아만 할 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경찰에 권력이 집중되고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개혁작업도 강력 추진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검찰의 힘만 빼놓고 경찰을 무소불위로 만들면 하나마나한 개혁이 되고 만다.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가 잘못됐다는 원성을 듣지 않으려면 정부 여당은 개혁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 경찰 스스로도 변해야 함은 불문가지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율량동)
  • 대표전화 : 043)218-7117
  • 팩스 : 043)218-7447,7557
  • 창간 : 1991-12-29
  • 제보전화 : 043)218-72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원중
  • 명칭 : 동양일보
  • 제호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 등록번호 : 충북 가 00003
  • 등록일 : 1991-12-27
  • 발행일 : 1991-12-27
  • 회장 : 조철호
  • 발행/인쇄인 : 조석준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이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ynews@d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