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이 국내에서도 본격 시작됐다. 이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것으로 무척 우려스러운 일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가 최초 발생한 중국 우한시 등 중국내에서는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 한 일상 접촉자가 감염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진원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3차 감염까지 발생한 것은 지금 상황이 절대 녹록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지역사회로의 본격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 강력한 대응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정부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밀접 접촉자와 일상 접촉자로 구분해 관리한다. 밀접 접촉자는 자신의 집에 격리돼 외출할 수 없고 보건소 담당자가 하루 두 번씩 증상을 확인하는 반면 일상 접촉자는 다중이용시설 출입 자제 정도의 권고만 있을 뿐 자유롭게 외출도 할 수 있다. 소위 '능동 감시 대상'이다. 그만큼 감염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하지만 한 식당에서 국내 세 번째 감염자와 식사를 함께 한 일상 접촉자가 여섯번째 확진자이자 첫 번째 2차 감염자가 됐다. 뒤이어 이 환자와 함께 설 연휴를 보낸 가족 중 2명이 감염됐다.

이것이 국내 3차 감염의 첫 사례다. 여섯번째 확진자의 딸이 어린이집 교사로 확인되면서 해당 어린이집은 휴원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는 3번째 환자의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식사한 것이어서 일상 접촉자로 분류했다고 해명하면서도 판단 상의 '오류'를 인정했다.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의 구분은 역학 조사관이 환자의 접촉 시간, 노출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만 딱 부러진 기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등장하는 바이러스들은 진행 양태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 당장 2, 3차 감염까지 발생했으니 지금이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의 초입 단계일 수도 있다.

최초 발생지 중국에서는 환자가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1만명을 훌쩍 돌파 했고 그동안 망설이던 WHO도 마침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정부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현재의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 또 접촉자를 엄격하게 분류하는 것은 물론 이들에 대한 관리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와 협조를 얻으려면 정부는 신속하고 단호한 정책을 집행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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