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학교 ‘휴업’…사설 학원 동참 1.7%
충북교육청 강제성 없는 휴원 권고…학부모 ‘분통’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급속 확산하면서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으나 교육시설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교육·방역 당국은 사상 초유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2020학년도 개학을 일주일 연기하고 어린이집 휴원 명령을 내리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학원과 교습소 등은 극소수만 휴원에 들어가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 5개 시·군 가정·민간·국공립·사회복지법인·직장·법인단체 어린이집 831곳이 휴원했다. 청주지역 어린이집 712곳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주일간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상적인 보육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증평군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군내 어린이집 24곳에 대해 휴원(2월 21∼26일) 명령을 내렸다.

지역 내 확진자 접촉자가 발생한 음성군 감곡면의 어린이집 7곳도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휴원한다.

옥천군도 24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간 어린이집 19곳과 육아종합지원센터 옥천분소의 휴원을 결정했다. 이 지역에는 확진자가 없지만 경계지역인 대전 동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선제적 차원에서 어린이집 휴원을 명령했다.

제천시의 어린이집 69곳도 24일부터 1주일간 휴원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학부모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휴원을 결정했다"며 "휴원 기간은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은 도내 학원과 교습소, 개인과외에 대해 휴원을 권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현재 4576곳의 도내 학원과 교습소 중 휴원한 곳은 78곳(1.7%) 뿐이다.

이 가운데 29곳은 지난 주말 증평 군부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휴원에 들어간 곳이다.

이후 청주에도 2명의 확진자 추가로 발생했지만 4027곳의 학원과 교습소 중 42곳(1%)이 전부다. 진천·음성지역도 각각 199곳 중 각각 한 곳만 휴원에 들어갔다.

개인과외를 중단한 교습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교육청의 업무 공조에 따라 학원연합회에서도 24일부터 휴원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발송했지만 교습료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학원과 달리 사설 학원·교습소는 휴원 권고가 강제성이 없는 데다 수익이 직결되다 보니 휴원 후 교습 기간 연장과 보강 수업에 나설 것을 권고해도 꺼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학원비를 완납했음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학원을 보내지 않고 있다.

한 학부모는 “사회재난 속에 학교도 휴교를 결정한 마당에 학생들의 안전은 뒷전인 채 학원 수익만 생각하고 휴원에 동참하지 않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휴원 여부를 매일 파악할 계획이지만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권고를 따르지 않더라도 강제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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