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어린이집·유치원·초교 신청·참여율 저조
대부분 가정양육…가족돌봄비용 긴급 지원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학부모들이 ‘긴급돌봄’을 신청하고도 불안감에 정작 보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 당국이 지난 2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개학을 23일로 2주씩 추가 연기하면서 학부모들은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충북 도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운영하는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가정이 10% 미만이다.

3일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도내 전체 어린이집 재원 아동 4만1465명 중 3968명(9.6%)만 어린이집을 나와 긴급돌봄 지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5~26일 도내 전체 어린이집 아동 4만7310명(폐쇄 2곳 포함)을 대상으로 한 돌봄 현황조사 시 5526명(11.7%)보다 더 줄었다.

도내 전체 1133개 어린이집 중 현재 일시 폐쇄 중인 2곳을 제외한 1131곳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21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이 중 843개 어린이집이 부모 요청에 따라 당번 교사를 배치해 긴급돌봄 지원을 하고 있다.

나머지 아동들은 ‘부모 돌봄’ 3만2770명(79%), ‘친인척 돌봄’ 4546명(11%), ‘아이 돌봄이 이용’ 181명(0.4%) 순으로 집계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경우 긴급돌봄 지원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낮았다.

충북도교육청이 긴급돌봄 서비스 시행에 앞서 학부모 수요조사를 한 결과 유치원생은 315곳 1만6230명 가운데 146곳(46.3%) 1096명(6.8%)이, 초등학생은 267곳 8만5141명 중 133곳(49.8%) 658명(0.8%)이 신청했다.

하지만 시행 첫날 유치원 신청원아 1096명 중 442명(40.3%)만 실제로 참여하고 과반 수가 넘는 654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전체 대상자 중 실제 참여 아동 수는 2.7%에 불과하다.

초등학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긴급돌봄 신청 685명 중 326명(47.6%)만 참여하고 과반 수가 넘는 359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참여 아동 수는 0.4%에 그친 셈이다.

이처럼 대부분 학부모들이 긴급돌봄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부모는 “긴급돌봄을 보내는 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학 연기로 휴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휴가 사용, 재택근무 등이 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긴급돌봄 신청을 해놓고도 감염을 우려해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 같다”며 “이전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했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학교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보육시설이 어려워 가정 내 돌봄이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 무급인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한 근로자들에게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1인당 5만원X5일)해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집·학교의 휴원·휴교 기간 중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요금(시간당 9890원)의 정부지원 비율을 확대(0~85%→40~90%)하기로 했다. 서비스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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