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농원, 블루베리와 아마란스로 도시민의 농촌 경험 주도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농업은 고도의 창의력과 끝없는 연구를 요하는 다차원적인 산업 이예요. 농촌융복합산업으로 도시민들에게 건강한 삶을 선물할 겁니다"

충북 진천군의 청정지역 백곡면 성대리에 자리 잡은 박순주(70세), 유명현(62세) 씨 부부. 이들은 형설지공(螢雪之功·반딧불과 눈빛으로 공부해 이룬 공, 어려움을 이겨 내고 공부해 얻는 보람)을 증명하고 있는 백곡산방농원 공동대표다.

미국 뉴욕에서 12년 동안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이들 부부는 2007년 서울로 돌아온 뒤 100세 시대에 건강과 소득을 챙길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귀농을 결심했다.

지난 2013년 11월 귀농한 이들은 7000평 땅에 '블루베리'와 천년의 생명력을 지닌 '천년초', 두뇌영양제 '초석잠', 신이내린 곡물 '아마란스'를 재배하고 있다.

사실 이들 부부는 귀농 초창기 적잖이 어려움을 겪었다. 작목 선정의 어려움과 인력부족, 판로개척이 그것.

이에 이들 부부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뛰어 넘어 새벽별을 보며 농장에 나와 해지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집에 돌아가는 생활을 이어가며 어려움과 정면으로 맞섰다.

새벽·밤이슬을 벗 삼은 노력이 하늘을 감동시켰던지 이들 부부에겐 서서히 농산업의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다.

"블루베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 블루베리 농사에 열중하다 보니 농사의 미래 설계마저 바뀌더라고요. 차라리 한 그루 블루베리가 돼 서로 이야기 나누고픈 간절한 마음까지 이르게 되었죠. 하하하"

'아는 것이 힘이다' 이들 부부는 2017년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에 입학해 원예학과 블루베리를 전공하며 이론과 실전을 겸비해 나갔다. 졸업식에선 최고 영예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도 받았을 정도다.

"강소농교육을 통해 경영마인드를 함양하고 2015년부터 체험농장을 운영해 농어촌6차산업(농촌융복합산업)화 지원 대상 농가로 인증 받았어요. 3년간 산방농원을 찾은 발걸음만 2000명이 넘는다니까요"

서투른 초보 귀농인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역의 블루베리농가에게 재배기술과 전통 발효농법 자가 제조 기술까지 전수하는 등 지역의 선도 농업인으로 자리매김 한 이들 부부.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 등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받은 교육만 둘이 합쳐 2000여 시간이니 선도 농업인은 어쩜 당연한 결과다. 지금의 삶은 땀과 노력, 눈물로 이룬 결실인 셈이다.

박순주 씨는 지난 2010년 파워블로거로도 선정됐다.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어요. 블로그가 주된 판매의 장이 되고 있죠. 취미생활(등산)로 시작된 블로그가 고객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니까요. 하하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농사를 지을 때마다 더욱 마음깊이 와 닿는다는 이들 부부.

"'학습하는 농업인이 성공한다'는 충북도농업기술원 송용섭 원장님의 말씀이 진리인 듯합니다. 배운 대로 원리원칙을 지켜 농사를 지은 것이 성공의 결과라는 얘기죠"

잠시의 대화를 뒤로하고 농장으로 향하는 이들에 뒷모습. 충북 농업의 미래가 선명했다. 진천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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