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전국 지역구 253개 가운데 85석만 얻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62석을 가져가면서 압승했다. 이어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나타났다.

의석수가 299석으로 늘어난 1992년 14대 총선 이후 보수 정당이 지역구에서 100석 미만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역풍이 불어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가져가 대승을 거뒀을 당시에도 보수정당은 100석 이상을 얻었다.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19석을 받는다고 해도 비례와 지역구를 포함해 103석에 불과하다. 개헌저지선인 101석을 겨우 넘은 수준이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이 선거 3일 전인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개헌저지선 100석도 위태롭다”는 발언이 ‘엄살’이 아니라 사실이었던 것이다.

통합당의 패배는 단순히 양적으로만 패배한 게 아니라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선거 승패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완패 하면서 질적으로도 완전히 패배했다. ‘영남당’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대 의석이 걸린 동시에 중도·무당층이 많은 수도권 121석 가운데 16석만 건졌다. 서울 8석, 경기 7석. 인천 1석 등에 불과하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 이외에 용산구에서 얻은 의석 뿐이다. 그만큼 중도층·무당층 표심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영남권에서는 완승했다. 40석이 걸린 부산·경남에서는 32석, 25석이 걸린 대구·경북에서는 24석을 얻었다. 대구·경북(TK)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를 포함하면 TK는 ‘싹쓸이’ 한 셈이다. 강원 지역에서는 지난 총선 성적인 6석에서 4석으로 줄었다. 무소속 권성동 의원을 포함하면 5석이지만 지난번 보다 축소됐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충북에서 3석, 충남에서 5석을 겨우 건졌을 뿐이다. 대전과 세종에서는 한석도 건지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다 .상황은 4년 전까지만해도 이러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16석, 더불어민주당이 10석, 무소속 1석으로 유리했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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