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다리에서 유창마을로 가는 강가 바위 위에 새겨진 ‘小金剛(소금강)’ 암각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설정한 구곡을 지역주민들이 이끌어 냈다.

중원대 향토문화연구소는 한강 상류인 괴산군 감물면 오창리 일대 십리길(약 4㎞) 구간에 유창마을 주민이 합의해 '유창구곡(有倉九曲)'을 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마을이 고향인 김근수 향토문화연구소장은 '유창구곡가(有倉九曲歌)'도 지었다.

유창리는 감물면 오창리에 속하는 행정마을이다.

유창구곡은 유창동문인 소금강을 1곡으로 하여, 2곡 구경바위, 3곡 창터, 4곡 병풍바위, 5곡 사래여울, 6곡 빨래터, 7곡 저두소, 8곡 호랑이굴, 9곡 망화정이다.

1곡 소금강은 목도다리에서 유창마을로 가는 강가 바위 위에 ‘小金剛(소금강)’이라는 암각이 쓰여 있다.

10m 아래에는 청덕사의 아지랑이와 호수의 바람과 달을 의미하는 '청사남파 가호풍월'(淸祠嵐波 佳湖風月), 중간에는 1935년 1월 태조 이성계의 맏아들 진안대군 후손인 이태호가 새겼다는 '임신년원월 이태호'(壬申年元月 李泰浩)란 글씨가 있다.

3곡 창터는 유창마을이 육로가 발전하기 전 한양과 물물교환 할 때 정부의 수세 창고가 있던 곳이다.

고려에서 조선까지 하동창의 소재지로 8칸 창고에 93석의 쌀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당시 유물인 기왓장과 주춧돌만 남아 있다.

9곡 망화정은 오창리 유창과 경계인 오간마을 오른편 산기슭 봉우리 위 남동향에 있다. 정자의 전면으로 괴강이 흐르고 주위에는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다.

망화정은 '괴강 상류 화양동에 있는 만동묘와 화양서원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소장은 "유구한 역사가 있고 문화와 산수가 어우러진 달천 상류에 마을주민이 유창구곡을 정하고 이를 선포해 유창구곡가를 지었다"며 "개인이 아닌 마을 주민 합의로 구곡을 정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괴산군에는 화양구곡과 선유구곡, 고산구곡, 갈은구곡, 연하구곡, 쌍계구곡, 풍계구곡 등 조선시대에 설정한 구곡이 있다. 2009년 군자구곡, 2010년 풍천구곡 등 곳곳의 절경을 구곡으로 설정하고 있다. 괴산 김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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