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이번에 낙선한 민경욱 의원이 검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선자하고 2800표 넘게 차이가 났으니까 개표 실수가 일부 있었다 해도 당락이 바뀔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결국은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믿고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박이긴 한데 돈은 또 안 겁니다. 재산이 32억 원이고 예금이 한 15억 되는데요 민경욱 의원이요. 6000만 원 모금해 달라고 우는소리 하는 건 좀 그렇죠? 전 재산과 손목을 건다 이런 것도 아니고요. 패배가 아무리 억울하다고 일국의 국회의원이 그런 유아적 음모론에 혹한다는 게 한심하긴 하지만 재검표를 하고 싶다는데 또 어떻게 말리겠습니까. 같은 당의 의원들, 하태경 의원 이런 사람들이 괴담에 휘말리면 당이 두 번 죽는다 이렇게 호소하고 있지만 당이야 죽든 말든 뭐 그게 먹히겠습니까.(중략). 단언하건대 이런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직접적이고 위협적인 적입니다”
<4월 2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오프닝 멘트중에서>

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사전투표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앞에서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함으로써 유튜브에서 떠도는 음모론을 공론화했다. 

사전투표 음모론은 통합당 의원총회에서도 나왔다. 이런 의혹 제기에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가당키나 한 일이냐”는 반응이다. 심지어 통합당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일부 보수 유튜브 채널과 당내의 투표조작 의혹 제기와 관련해 “통합당은 투표조작 괴담 퇴치반을 만들어 투표조작 논쟁을 보수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투표조작 괴담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총선으로 죽은 당이 괴담으로 두 번 죽게 된다며 이는 다시 태어나라는 총선 민심에 불복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보수 유튜버와 민 의원 등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엄중 경고와 함께 이러한 행위가 계속될 때에는 고발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끝에 결국 본선에서 낙선했다. 그는 당초 컷오프됐다가 최고위원회의 재의요구로 경선을 거쳐 공천권을 따냈다. 그러나 선관위가 선거홍보물 허위사실 적시를 적발하고 이어 공관위가 공천 취소를 요청했으나 최고위가 기각, 기사회생했다. 당내에서는 황교안 전 대표의 최측근이어서 전무후무한 난장의 극치가 가능했던 게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올랐으니 민 의원이 패배를 쉽게 인정하지 못함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다. 
우스갯소리로 ‘입’으로 먹고산다는 방송기자 출신으로, KBS 간판 뉴스인 밤 9시뉴스 앵커까지 지냈던 민 의원은 그 ‘입’ 때문에 화를 자초했다. 
최근의 대표적 막말로는 “노년의 어머니를 근처에 모시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조롱)”, “차가운 강물 속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사고 직후 다 죽었다)”, “천렵질(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 비하)”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막말의 압권은 지난 2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해준다. “이 씨×× 잡것들아!”로 시작하는 글은 문 대통령에 대해서 “문재인× 재산이 까뒤집혀지는 날 그×이 얼마나 사악하고 더러운지 뒤늦게 알게 되고”라고 비난했다.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 그때 후광인지 무언지 김대중 같은 ×, 대도무문이란 김영삼 같은 × 개무시로 쪽무시로 나갔어야 했는데!”라고 올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게는 “돈만 아는 얼치기 밑에서 솟아났고?”라고 하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너, 설익은 주사파 촌놈 맞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장국 팔아먹고 생계 유지한 ×××”라고 여권 인사들을 향해 욕설· 막말을 퍼부었다. 

그의 저질 막말에 기자들은 “창피하다. 어디가서 기자였다고 입에 올리지도 말라”고 했고, 오죽했으면 친정인 KBS에서조차 작심하고 통쾌한 멘트를 날렸을까. 

이번 총선에서 막말 달인 반열에 오른 차××, 김××, 나××, 이×× 의원도 직격탄을 맞고 떨어져 나갔다. 

이 사람들만 안 봐도 숨 쉬기가 좀 편해질 것 같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배울 만큼 배우고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살았는지, 자업자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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