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근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조현근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동양일보]어느 날 인터넷 포털에 청렴이란 단어를 쳐봤다. 국어사전에는 ‘[명사]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 정의돼 있고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청렴에 대한 행사, 청렴으로 대표되는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강이 범람하듯 넘쳐흘렀다. 이렇게 많은 정보가 있지만 청렴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게 된 때는 공무원이 된 이후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청렴은 공무원 이전에는 없던 것일까?

나는 공무원 이전에 군 조직에 부사관으로 몸을 담았던 경험이 있다. 이 시기에는 나에게 청렴이라는 단어는 일상 속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생각할 여유도 없었지만, 막상 보면 일상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생활 속에서 청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중대 안에서 소대장을 맡고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유시진 대위처럼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라는 말이 오가며 사랑이 싹트는 군대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실상은 많이 다르다. 드라마 같은 일을 나는 겪어보지 못했고 그 대신 다른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중에 한 소대원이 다른 소대원들에게 금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것도 모자라 아무도 없는 생활관에서 금품을 훔치기까지 한 일이 있었다.

물어봤다. “어떤 이유로 여러 전우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됐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때 과연 그 소대원은 반성을 했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이미 발생한 일이기에 나는 향후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물론 조금 더 질책했다.)

일반 병사들은 돈이 항상 부족하기에 분대별로 ‘행복은행’을 운영했다. 더 이상 빌려주기 싫은 소대원들도 행복은행을 핑계로 빌려주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일 뿐 내면에 있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청렴이라는 타이틀의 교육은 아니지만 소대 내 부조리 청산을 목표로 몇 차례 교육을 실시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교육을 하다 보니 금품에 대한 갈등은 사라지고 오히려 소대원들과 사이가 좋아진 모습을 보게 됐다. 탐욕스럽지 않고 청렴하면 주변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효과 등 여러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돼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 소대원이 전역하는 날이 왔다. 전역 날 충성하는 손날마저 올곧게 보였다.

여기까지가 내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청렴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특별할 것 없는 극히 일부분의 이야기지만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청렴이란 것을 몸에 체득하게 된 것 같다. 우리 모두는 매일매일 경험 속에 살고 있다. 이 일상에서 청렴을 마음속에 항상 간직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분명 맑고 깨끗해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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