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

김종석 기상청장

[동양일보]세상이 스마트해졌다. 방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보고, 인공지능 스피커로 집 안을 컨트롤하는 세상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아이들의 학습 분야 또한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은 코딩 학원에 다니고, 청소년 과학 교육은 이론적 학습보다 과학적 사고를 성장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처럼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결과를 찾는 것이다.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이 항상 아래로만 떨어지는 사과에 의문을 가져 발견할 수 있었던 중력처럼, 과학적 사고를 발전시키려면 과학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과 흥미가 필수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날씨는 대기라는 광대한 범위를 필드로 한 과학이다. 그래서 날씨를 대기과학 또는 기상과학이라고 한다. 과학적 사고를 통해 날씨를 살펴보자.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통해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다. 왜 초록 하늘과 노란 구름이 아닐까?

빛은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를 향해 직진하다가 그 경계면에서 일부 방향을 바꾸어 시작점으로 되돌아오는 특징을 지닌다. 이를 빛의 반사라고 한다. 반사하는 과정에서 반듯한 면을 만나면 반듯한 방향으로 반사되고, 울퉁불퉁한 면을 만나면 사방으로 반사된다. 이렇게 빛이 울퉁불퉁한 면을 만나 사방으로 반사되는 것을 산란이라고 한다. 태양에서 지구로 빛이 들어올 때도 대기를 구성하는 기체의 방해를 받기 때문에 산란이 일어난다. 이때, 낮에는 햇빛이 대기층을 통과하는 거리가 짧아져 파장이 짧은 푸른색이 흩어지면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

또한, 구름은 수증기가 응결한 물방울이 모여 생긴다. 물방울은 비교적 투명해서 모든 파장의 빛이 동일하게 되돌아 나오므로 우리 눈에는 이것이 흰색으로 보인다. 이렇듯, 당연하게 여겼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에도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하는 태풍, 사이클론, 허리케인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열대저기압으로 열대해상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성 순환을 말한다.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을 의미하고, 사이클론은 아라비아해, 벵골만, 인도양 지역에서 발생하며, 허리케인은 북대서양, 멕시코만, 카리브해에서 발생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명칭의 열대저기압을 3m 길이의 대형 ‘태풍미디어테이블’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태풍미디어테이블은 전 세계지도 위에 태풍 씨앗블럭을 올려놓으면, 열대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반응형 체험물로 ‘국립충주기상과학관’에 있다.

7월 개관하는 국립충주기상과학관에서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에 대한 궁금증을 시작으로 입체적인 기상과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아이들이 날씨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깨우칠 수 있도록, 기온·바람·태풍·구름·비와 눈 5개 체험존으로 구성하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유아 전용 체험관에는 구름과 비를 형상화한 볼풀 놀이 공간이 갖추어져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과학이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과학적 사고의 발달엔 입체적인 경험과 질문을 던지는 힘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과학에 흥미를 느낄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추천하는 방법은 과학적 경험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고, 놀이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에 방문하는 것이다. 2020년 7월, 충북 유일의 기상과학관인 ‘국립충주기상과학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기상과학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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