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국내 연구진에 의해 화재 위험 없이 세계에서 수명이 가장 긴 배터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명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레독스 흐름 전지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ESS는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대용량 저장해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필요한 설비다. ESS는 값이 저렴한 리튬이온전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 잇단 화재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로 인한 ESS 화재 사고가 33건, 손해액은 7천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최근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 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브롬화 아연을 활물질로 이용한 아연 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1970년대부터 ESS용으로 개발돼왔다. 하지만 아연 음극의 짧은 수명 때문에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아연 금속이 충·방전되는 과정에서 표면에 나뭇가지 형태 결정인 덴드라이트가 형성되면서 전지 내부 단락을 일으켜 수명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드라이트 형성 기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충전 초기 전극 표면에 생기는 아연 핵의 불균일성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희탁 교수는 "현재까지 보고된 레독스 흐름 전지 중 가장 수명이 길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ESS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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