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에서 40년 만에 치안감....‘대전.충남 여성 1호 경찰청장’

송정애 대전경찰청장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대전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근 불거진 아동 문제를 비롯해 노인과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보호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정애(58·사진) 치안감이 지난 8일 대전경찰청장에 취임했다. 대전·충남지역 최초 여성 총경, 경무관, 치안감 승진에 이어 사상 첫 여성경찰청장에 오른 것이어서 지역의 화제가 됐다.

송 청장은 순경으로 경찰복을 입은 뒤 치안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여성으로는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이은정 전 경찰대학장에 이어 경찰청 본청 국장에 오른 세 번째 인물이다.

그의 고향은 전북 정읍이지만, 1981년 순경 공채로 당시 대전에 위치한 충남지방경찰청에서 경찰생활의 첫 발을 내디뎠고, 이후 치안감까지 경찰생활을 지난해 치안감 승진 후 반년가량을 제외하면 모두 대전·충남에서 보냈다. 2011년 말 대전·충남 최초 여성 총경으로 승진했고, 이후 당진경찰서장, 대전 대덕경찰서장, 대전지방경찰청 경무과장 등을 거쳐 2018년 ‘경찰의 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역시 대전·충남 최초 여성 경무관 승진이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선 지역 출신 최초의 치안감으로 승진,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을 맡았고, 이번 인사로 40년 만에 지역 치안 수장에 올랐다.

순경으로 시작해 현장경험부터 다양한 자리를 거친 송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도 섬세하고도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무 처리능력이 깔끔하고 탁월해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경찰제 시행과 국가수사본부 출범 원년이라는 점에서 대전권의 공공 안녕과 질서 유지 기관 수장으로서 세심한 신경을 기울일 것이란 기대다.

송 청장은 취임식에서 특별히 주안점을 둘 사안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찰개혁 완수”를 꼽았다. 그러면서 “경찰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 무거워졌다”며 “행정절차를 공개하고 시민 참여를 보장하는 경찰이 돼야 한다. 공정성을 실현하는 공감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소통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전국 최상위권의 치안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경찰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치안서비스 수행을 도울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예방적·선제적 경찰 활동’을 강조했다. 송 청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감과 인권의 가치를 통해서 시민들이 안심을 하고 일상이 평온해지면 체감 안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송 청장의 1호 치안정책은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척결’. 그는 취임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따뜻한 시선을 치안에 실용적으로 접목하겠다”면서 아동과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지원을 약속했다.

사실 그는 경찰에서 아동·청소년 문제나 학교폭력, 성폭력 등과 관련, 남다른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충남청에 재직하던 2003년 여성기동수사대를 만들어 전국 최고실적을 냈고,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지자 가장 많은 위반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06년 충남대병원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 설치도 그의 작품이다.

올해는 75년 경찰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는 해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하고 경찰·지방행정 서비스를 결합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는 원년이다. 이에 송 청장은 “책임수사 시스템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자치경찰제가 차질 없이 시행돼 주민 친화적 치안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분권과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서비스 제공이라는 도입 취지에 맞게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소통과 공감으로, 지위로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장 경찰과 항상 소통하겠다. 대전청 직원들은 소중한 나의 자산”이란 말로 경찰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글·사진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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