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첫 외국인 감독 “재임 기간 한국시리즈 진출 목표”
이기는 방법 찾도록 노력…스프링캠프선 선수파악 집중”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리빌딩을 한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기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를 이끌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26일 공식 취임하며 본격적인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나섰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 후 비대면 기자회견을 열고 올 시즌 포부를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공개로 진행된 취임식에서 박찬혁 대표이사는 “한화이글스는 새로운 육성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한 우리만의 길을 시작했다”며 “수베로 감독의 확고한 철학과 노하우가 구단에 잘 전수돼 변화의 과정들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수베로 감독은 한화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2016년 미국프로야구 밀워키에서 작전주루 코치를 지낸 후, 2019년 베네수엘라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지난 11일 가족들과 입국한 수베로 감독은 이후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통해 한국 적응기를 가졌다. 올 시즌 수베로 감독의 등번호는 3번이다.
수베로 감독은 “일단 선수를 파악한 뒤 팀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재임 기간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선수들을 보지 한데다 정보가 부족해 구체적인 등수를 말하긴 어렵다”고 했으며, 기대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우리 팀엔 좋은 유망주 6~8명 정도가 있는 것 같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팀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선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보다 내부 유망주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팀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고, 걱정하지 않는다”며 “리빌딩을 한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기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득점방법으로 전력난을 해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선 팀 색채를 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장타력이 부족하다면 출루율 등 다른 방법으로 득점 방법을 찾아 팀의 약점을 메울 수 있다”고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는 급격한 변화보다 한국야구에 대한 존중과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시스템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며 “일단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관찰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열정적인 한화 팬들의 응원을 기대한다”는 수베로 감독은 “팬들을 10번째 선수로 부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아내와 함께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영상을 봤는데, 아내도 그런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할 정도”라며 “하루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팬들과 야구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