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생명을 지킨다.... 국내산 축산물 유통량의 19.2% 담당

 
김창섭 동물위생시험소장.
김창섭 동물위생시험소장.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충북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꽁꽁 묶어 놓고 있지만 국민과 도민들의 안전을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수장인 김창섭(58·서기관·사진) 소장은 축산물 검사에 한치의 소홀함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예방과 수익 극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견인하고 있다.

충북도 동물위생시험소는 2020년 한해동안 1억6300만 건의 도축검사 실적을 올려 국내산 축산물 유통량의 19.2%를 처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직원 16명이 ‘큐열’이라는 전염병에 감염되는 고초를 겪었다. 큐열은 염소과 소에 나타나는 질병으로 사람에게는 독한 감기 증상을 보인다. 이 병에 걸리면 평생 헌혈을 못할 정도지만 안타까운 점은 치료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거였다.

김 소장은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노동부 등을 쫓아다니며 부당함을 호소한 끝에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 소장은 “적은 돈이지만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행"이라며 “도민들의 먹거리를 검사하는 직원들이 마음놓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동물위생시험소는 충북도 산하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직원들의 인건비를 충당할 정도로 자체 수입이 짭짤하다.

동물위생시험소는 도축검사 수수료로 1마리당 소는 1200원, 돼지 1000원, 오리 12원, 닭 6원을 받는다. 이를 위해 충북도내 도축장 22개소에 수의사 면허 소지자 32명을 도축검사관으로 파견하고 있다. 이들 도축검사관은 순환근무를 통해 3개월에 1번씩 교대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새벽 5시에 출근해 도축되는 가축들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게 근무해서 얻는 수입이 전국 1위다.

도축검사 수수료 수입은 연간 44억1000만원으로 한달 평균 3억7000만원이다. 축종별로 보면 소 17만7000마리로 전국 2위, 20%를 담당하고 있다. 돼지는 전국 1위로 15.3% 280만5000마리다. 양 4만7000마리(29.1%)로 전국 2위, 닭 1억4851만4000마리(13.9%)로 전국 2위, 오리는 1175만2000마리(17.5%)로 전국 2위를 차지한다.

김 소장은 “동물검사와 방역업무는 기피부서”라며 “하지만 많은 직원들이 축산물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문제화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AI와 관련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도청 축산과에 근무할때 AI와 구제역 대처에 매일 비상근무를 했고 멀쩡한 가축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AI가 발생한 한 지역이 있는데 그 지역을 획으로 반경 3㎞내 모든 오리와 닭 등의 가축농가는 살처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범위 안에 정말 관리 잘하는 농장이 있다면 즉각 살처분하는 것보다는 며칠 지켜보면서 상황을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요. 방역측면에서는 즉각 살처분하는게 맞지만 그게 꼭 답은 아니라고 봅니다. 산업측면에서 닭이 알을 낳으려면 6개월 정도 걸리는데 그간 들어간 비용과 앞으로의 비용을 계산하면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모두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민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밤낮으로 뛰는 사람들. 비록 주목받지 못하지만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도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이런 조직을 이끌고 있는 김 소장은 “코로나19에 묻혀 있지만 그래도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동물위생시험소는 존재한다”며 “전국 1·2위에 달하는 도축검사를 통해 재정에 큰 도움을 주는 직원들이야말로 동물위생시험소의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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