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코로나19가 합숙 훈련을 하는 학교 운동부 소속 선수들을 덮쳤다.

최근 충주 모 고등학교 축구부 소속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위한 합숙 훈련에서 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1명은 재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 학교 축구부로 스카우트 된 중학교를 막 졸업한 10여 명의 신입생 선수들도 함께 합숙에 참여해 방역 당국은 물론 교육계까지 발칵 뒤집혔다.

감독과 코치는 물론 선수까지 합쳐 동계훈련 합숙에 참여한 인원이 50여 명에 달한다고 하니 비상이 걸릴 만하다.

방역 당국은 확진된 선수들이 동료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 다른 학생들과 접촉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동선 조사와 학생·교사 등 수백여 명을 검사했다.

교육·방역 당국 모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었고, 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하느라 많은 인원과 예산이 낭비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운동부 합숙 훈련에 따른 집단 감염 문제는 비단 해당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운동부가 있는 전국 모든 학교가 해당할 정도로 일반화된 사안이다.

합숙하는 운동부 소속 선수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문제는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라 전국 모든 학교에서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해당 학교가 축구부 선수들이 합숙 훈련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른다고 하는 건지, 알면서도 발뺌을 하는 건지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국 모든 학교 운동부 소속 선수들이 대부분 합숙한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운동선수들의 상시 합숙이 근절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모든 학교에서 합숙 훈련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엘리트 학교 체육 현장에서는 암암리에 합숙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학교 인근에 별도 거주 시설을 얻어 선수들이 사용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학교 관계자들이 알면서 모르는 척해주다가 이런 사달을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예 모르고 있었다면 직무유기다.

더 큰 문제는 운동부 소속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일반 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될까 하는 우려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운동부 선수와 일반 학생들이 만나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운동부 선수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문제가 더 큰 확산세로 퍼지지 않도록 교육 당국은 물론 방역 당국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조치해야 한다.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우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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