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식 청주대학교 총동문회 감사

 
강대식 청주대학교 총동문회 감사
강대식 청주대학교 총동문회 감사

 

[동양일보] 3월 봄바람과 함께 대학 캠퍼스가 개강하면 캠퍼스는 선배들의 격려와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을 염원하는 부푼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통제된 속에서 탈출하여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학생활에 대한 설렘은 세상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기대감으로 넘실댔던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설계 그리고 이성과의 미팅, MT, 축제 등 사회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누구나 꿈꾸었던 이상세계가 펼쳐지는 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1년의 시간은 암담하고 참혹했다. 새내기들조차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다보니 누가 같은 학과 친구인지 알기도 전에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이런 가운데 청주대학교는 심각한 내홍에 빠져버렸다. 2년 넘게 노조가 대학본관과 잔디밭 등에 현수막과 피켓, 대자보를 설치하여 분규를 이어가자 총학생회가 면학분위기를 이유로 철거요청을 노조에 하였다가 거부당하자 이를 제거하였고, 이에 노조는 학생회장 등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이렇게 노조와 학생간의 분쟁에 교수들도 노조에게 분규를 자제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노조는 분규를 접는 대신 교육부로 찾아가 관선이사 파견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모교를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청주대학교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를 생각해볼 시점이다. 노조는 무엇을 위하여 관선이사 파견을 요청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과연 그것이 학교를 위한 행동인지 노조만을 위한 요청인지 해석하기 어렵다. 2018년부터 노조가 분규를 시작한 이유가 임금단체협약을 학교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노조가 하는 지금의 행동을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청주대학교 직원의 연봉은 공무원 교육행정직 연봉과 비교할 때 동일직급에서 35~65% 이상 높다고 알고 있다. 5급 기준 직원의 연봉이 1억 원이 넘고, 6급만 되어도 9000만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 금액이 과연 적다는 것인가. 다른 대학에 비하여 적다면 몰라도 전국에서 거의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고 알고 있는 내 생각으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지역에서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거기다가 청주대 직원들은 학생들이 방학하는 약 5개월간 오후3시에 퇴근하는 단축근무로 혜택을 누리지만 급여에 대한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안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다. 학생이 없으면 교수도, 노조도 없다. 금년도 전국 대학의 입학정원이 약 55만 명 정도인데 졸업자 수는 약 43만 명이라고 한다. 졸업한다고 모두 대학에 가지도 않는다. 약 70%대가 진학생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분규가 잦고 지방일수록 대학 입학정원을 채우기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금년도 청주대학교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졸업생 감축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정원미달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정원이 줄면 머지 않아 사라질 대학이 속출한다. 충북의 다른 대학이 정원 약 70% 정도 밖에 채우지 못했고, 지방의 또 다른 대학은 정원의 약 50% 밖에 채우지 못해 학교가 존폐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2030년이 되면 학령인구가 약 30만 정도로 줄고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21만 명이라고 본다면 그 때 가서 지방대학이 살아남아 있을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내가 근무하는 동안 내 월급만 받으면 그 이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생각을 가졌다면 참으로 무책임하고 한탄스러운 일이다. 청주대학교 교직원들 중 상당수는 청대출신이다. 내 모교가 사라지지 않도록 내가 조금 양보하고, 후배들이 좋은 직장에 취업하도록 돕고, 발전된 대학으로 나아가도록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매일 언론에 청주대학교 구성원들 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이 현실이 동문의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시리고 답답하다. 교직원과 대학당국, 교수들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자기 욕심을 찾으려고 몸부림치지 말고 갈등을 해소하고 모교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데 한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해 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