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재 중부지방산림청장

박현재 중부지방산림청장
박현재 중부지방산림청장


[동양일보]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산불, 누군가의 부주의로 발생한 작은 불씨는 건조한 날씨 속 강풍을 타고 번져 우리의 귀중한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연평균 474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매년 1,119ha의 산림이 소실되었다. 전체 산불의 67%는 봄철에 발생하였고 27%가 3월에 집중되었다.

올해만도 벌써 3월 1일 기준으로 130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400ha(축구장 300여개)의 산림을 불에 태웠고, 지난 2월 21일에는 충북 영동, 경북 안동·예천 등 전국 9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였다.

산불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 34%, 논·밭두렁 소각 29% 등 대부분 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이다. 이는 산불발생을 막을 수 있는 희망이자 산불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방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매년 산불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산림 내 또는 산림 인접지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에 대한 안일함이다.

무심코 피운 작은 불씨는 바람을 타고 산에 옮겨 붙어 건조한 날씨 속 바짝 마른 낙엽들을 순식간에 집어삼킨다. 봄철에 특히나 산불 발생이 많고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청은 지난 2월 1일 「케이(K)-산불방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탄소흡수원 보호와 2050 탄소중립 실현의 뒷받침을 골자로 한 이 대책은 산불예방부터 진화까지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었다.

주요 예방 대책에는 산불드론 감시단을 통해 접근이 어려운 험준한 지역까지도 무단입산, 불법소각 등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산불다발 지역에 대한 입산통제를 강화하는 등 소각산불 원인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림연접지 농가주택, 펜션 등에서 비화하는 산불에 대비하여 연차별로 산불안전공간을 조성하고, 특히 문화재, 국가기간시설 등 주요시설 주변에는 살수 기능이 있는 수막시설(스피링쿨러 방식)도 매년 설치하는 등 산불원인과 대상에 따라 맞춤형 산불예방 활동을 추진한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대책은 무엇보다 산불예방을 위한 우리들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작은 실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작은 실천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산림 인접지에서는 소각 등 불 피우지 않기, 산에 오를 때는 담배나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기, 입산통제구역에 출입하지 않기이다.

대형산불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산림에 축적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우리들의 이 작은 실천은 탄소흡수원인 산림을 지켜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막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