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김진석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동양일보]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지도자나 국가는 그 위상이나 체제 우위를 홍보하기 위해 또는 국민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 국제적인 행사(박람회나 올림픽 개최 등)를 적극적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멀게는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부터 가까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그 사례를 찾아보면 무수히 많다.

사실 영국은 런던 만국박람회를 통해 당시 최고의 선진기술을 선보이면서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알렸고 중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을 통해 떠오르는 중국의 새로운 모습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14억 중국인들에게도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커다란 이벤트를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통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서는 작은 축구공 하나로 전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대단한 효과를 본 게 사실이다. 이렇듯 국제행사 개최는 단순한 대회 이상의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아 아직도 많은 나라가 대회유치와 개최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충청북도를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는 2027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공동으로 공동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3월 22일 대한체육회에 공동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대회유치에 도전장을 내밀고 함께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은 영남권, 호남권과 같이 하나의 광역권이었음에도 통합된 권역이라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시도별로 움직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세종특별시가 충청권 중앙에 자리 잡고 자치분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제는 커다란 하나의 광역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최근 4개 시도가 광역생활경제권으로의 통합을 추진하고 광역권 철도망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충청권 4개 시도(대전, 세종, 충남 충북)가 함께 대응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유니버시아드대회(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올림픽과 더불어 2대 국제스포츠 종합경기대회로서 격년마다 개최되는데 올림픽보다 규모는 작지만 전 세계 150여 개국 스포츠인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대구에서, 2015년 광주에서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충청권의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는 단순히 대학생들을 위한 국제스포츠 행사 개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회 개최를 통해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그동안 개별적으로 움직였던 충청권이 하나의 커다란 광역권으로서 자리를 잡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위상을 드높이는 좋은 기회인 동시에 560만 충청권이 하나 됨을 알리는 매우 귀중한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충청권에서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560만 충청인이 하나가 되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초대하고 축제의 장을 마련하여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정말 흐뭇하다.

그러나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는 생각만큼 그렇게 만만치 않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먼저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되고 대회유치가 승인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대회 유치전에 뛰어들 수 있다. 이미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2월 미국 후보 도시로 승인받고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 공식 의향서를 발송한 상태이다. 덴마크, 대만도 일찌감치 출정을 준비하고 있다.

광역경제권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560만 충청인의 하나 된 마음과 염원이 있어야 만이 대회를 유치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하나 된 마음, 간절함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4월 5일 세종에서 U-대회 유치위원회 창립총회가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560만 충청인의 하나 된 마음과 간절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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