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윤정 충북학교안전교육원장

차윤정 충북학교안전교육원장

[동양일보]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의 광범위한 파장은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구조가 반성되고, 재편되는 과도기를 겪었다. 또한 코로나 펜데믹을 통해 각국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은 재난관리 실천성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뉴노멀 코로나 시대는 저성장, 저출산, 초고령화, 양극화, 비대면 생활 등 사회·경제·문화적 현상이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이다. 또한 디지털 양극화 및 정보 보안 등 병리 현상이 수반되는 고위험 디지털 사회의 출현이 우려된다. 그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뉴노멀 코로나는 펜더믹 현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심리적, 사회 불신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진 불확실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난관리는 인간의 존엄성 확보와 헌법적 가치로서 공공가치의 실현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이해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유엔은 2015년 제70차 총회에서 경제, 사회, 환경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전 세계적인 목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채택했다. 이는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이행하며 발전해 나아가겠다는 약속이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적 흐름과 함께 우리나라는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라는 명칭을 정하고 '모두를 포용하는 지속가능국가'라는 비전으로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포용 사회 구현, 모든 세대가 누리는 깨끗한 환경 보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제성장, 인권보호와 남북평화구축, 지구촌 협력과 같은 5대 전략을 세웠다.

외형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소득의 양극화, 미세먼지 등 환경 악화,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국민 삶의 질은 실질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모순이 지속되어 왔으며, OECD 삶의 질 지수는 38개국 중 2014년 25위, 2017년에는 29위로 오히려 후퇴했다. 2018년 정부는 지속가능발전 강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국민 삶의 변화’와 포용 국가로의 전진을 발표했다.

2014년 4월 15일 인천을 출발한 세월호는 7년이 지난 지금도 목적지였던 제주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을 비롯해 476명이 탑승했지만 304명은 사망자로, 5명은 미수습자로 우리에게 돌아왔으며, 살아남은 탑승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월’은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은 교황에게 보낸 편지에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가족들 시간은 흐르지 못하고 멈추었다.”라고 썼다. 우리의 안전에 대한 올바른 안전교육의 시간도 멈춰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 필수 안전교육을 모든 계층에서 실시하고 대비하여야 할 때이다. 오는 5월에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재난관리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가위기 재난안전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참여 가능하도록 재난안전을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안전교육 평생학습이 생애 전반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지속 가능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2021년, ‘체감할 수 있는 국민 삶의 변화’를 우리는 느끼고 있는가! 계속되는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안전한 삶이 보장되는 지속가능발전이어야만 진정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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