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정 9대 충주시자원봉사센터장

김낙정 충주시자원봉사센터장
김낙정 충주시자원봉사센터장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자원봉사는 ‘작은 나눔을 통한 큰 행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센터 직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봉사 가치와 긍정적 자원봉사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40여 년간 지역 곳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김낙정(69‧사진) 충주시자원봉사센터장은 ‘자원봉사’가 일상화된 여성이다.

자원봉사야말로 70대를 앞두고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최고의 건강 유지 비법이라고 소개하는 김 센터장의 자원봉사 ‘입문(?)’ 계기는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봉사’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결혼 후 2남 1녀를 키우며 자녀 등하굣길 교통 안전지킴이로 첫발을 내디딘 뒤 봉사의 매력에 빠졌다고 김 센터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등하굣길 지킴이 활동을 통해 ‘나 자신도 중요하지만, 남을 위한 봉사의 삶도 괜찮을 것 같았다’라는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 계기라고 했다.

먹고 사느라 바쁜 신혼 초 고향인 주덕읍 신양리에서 남편과 함께 철물점을 개업했지만, 그는 생업보다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힘든 육아와 생업을 함께 영위하며 고향에서 농촌 일손 돕기와 홀몸노인 밑반찬 전달, 연탄 나눔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30~40여 년간 주덕읍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모회와 부녀회도 김 센터장이 초석을 놓았다는 평을 얻고 있으며, 여성방범대와 여성소방대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은 현재까지 농촌지역 여성의 권익 신장과 사회참여는 물론 순수 봉사단체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센터장 취임에 앞서 2016년에 14대 충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양성평등 확산을 주도해 왔다.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시골 지역에서 여성의 사회참여 본보기를 보여준 그는 ‘전문봉사자’ 길로 접어들기 이전에 시 단위 여성단체 수장에 오르며 자원봉사 분야 지도자 채비를 갖췄다.

1993년 처음 발족한 충주시자원봉사센터는 현재 충주시민 6만3000여 명이 등록된 지역 최대 봉사단체다.

센터에는 자원봉사자들이 가입한 등록단체 수가 1000여 개에 달한다.

반찬 봉사와 집 수리는 물론 재능 기부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자발적 봉사를 펼치는 관련 사업과 봉사자를 위해 사업계획 수립과 이행, 결과까지 도출해내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초 센터장으로 취임한 그는 센터 직원들과 함께 사업 추진에 애쓰고 있지만,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역할도 김 센터장 몫이다.

그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장학사업 추진과 소외된 다문화가정 지원 등을 통해 훌륭한 인재 양성과 한국문화 조기 정착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수십여 년간 주덕여성회 지원금에 조금씩 모은 돈을 개인적으로 보태 주덕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봉사의 묘미를 느끼고 있다.

김낙정 센터장은 내년 말까지 무보수 명예직으로 근무하며 자원봉사자 등록·관리와 봉사단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자원봉사 문화를 확산하는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그는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게 아니고, 나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라며 “나눔의 기쁨을 알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원봉사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한 온라인 자원봉사자 교육과 면 마스크 제작, 코로나 극복 응원 키트 제작 등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500시간 이상 실적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50만 원 상당의 요양보호 서비스 쿠폰을 지원해주는 복지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김낙정 센터장은 “마음을 연결하고 힘이 들 때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손길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며 “더 가까이 자원봉사 속으로 봉사자와 동행해 따뜻한 충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충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과 충주시민연대회 공동대표, 충북도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 충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회장 등을 역임했다.

충주 윤규상 기자 yks06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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