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 트리(NODE TREE) 이화영·정강현 작가

왼쪽부터 이화영·정강현 작가
왼쪽부터 이화영·정강현 작가

[동양일보 박유화 기자]최근 부여 부소산성 기슭에 자리잡은 부소갤러리에서 ‘위성악보시리즈 - KARMA’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뉴 미디어 아트’ 전시회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눈길을 끌었다. 부여 시골 마을에 정착한 젊은 예술인 뉴 미디어아티스트의 전시회다. 

음악(전자), 회화, 설치미술을 각각 전공한 이화영(여· 41) 정강현(남· 41) 두 젊은 예술가가 주인공. 
이들은 2016년 노드 트리(NODE TREE)라는 예술단체를 결성하고 도시생활자의 도시 탈출기 스토리를 공연 형식으로 시각화하는 창작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위성악보시리즈 - KARMA’ 전시회는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속에서 사건을 일으키고 개입하면서 발견한 여러 과정(비시각의 시간)을 ‘위성악보’로, 그 안에서 수집된 사물과 이미지(발견한 수집)는 전시의 주요 재료인 ‘KARMA(키네틱 오브제)’로 표현하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번 ‘위성악보시리즈 - KARMA’는 이화영·정강현 2인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노드 트리(NODE TREE)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회는 일상 공간에서 예술의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도시 생활자의 지역 정착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에 터를 잡은 이들은 “역사속 백제왕도로만 알았던 부여가 그렇게 투명한데다 아름답고 안정적이며 편안한 곳인 줄 몰랐다, 충격 그자체였다"며 지역 분위기가 예술작업의 산실로 정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정강현·이화영 작가
왼쪽부터 정강현·이화영 작가

이들 두 예술가는 창작예술작업에 집중하면서도 지역 공공사업인 ‘샛뜰마을 사업’운영위원 및 총무 일도 맡아 지역민들과 화합과 친목 다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여러 도시에서 임시 거주하며 예술 작업을 이어나가던 중 확장된 관계성에 대한 갈망으로 서울에서 2시간 안팎으로 이동 가능한 여러 도시를 15개 리스트로 정리했다. 그렇게 해서 정착한 곳이 15번째 장소인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다. 

‘KARMA(갈마)’는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 마을 뒷동산의 이름이다. 지도에도 표시돼 있지 않지만 꽤나 가파른 이 산은 마을 주민들의 소풍 장소였고, 타지로 간 사람들의 안녕과 마을의 풍요를 기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2019년 작업한 ‘고속화도로 로망스_高速話道路 Romance‘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멀리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풍경 안으로 들어가 일정 기간동안 머물며 수집한 소리와 이미지로 발견된 이야기-풍경을 공연 형태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번 작업은 “발견-수집-재해석-공간 설치’ 순서로 진행됐지만, ‘정착’이라는 특별한 장치가 추가됐다고 한다. 
두 예술가의 작품들은 실제 여러 농사 작업에 참여하고, 우연하고 유연한 관계의 확장으로 연결된 이웃과 동료의 삶이 작품의 주재료이며 결과물이다. 

이화영 씨는 “우리는 공연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며, ‘위성악보시리즈 - KARMA’는 노드 트리(NODE TREE)가 ‘우리’라는 영역의 유효성과 확장성, 의도적인 재-위치에서의 삶을 그려낸 감정의 풍경(EMOTIONSCAPE)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부여 규암면에 대안공간 ‘생산소’를 운영하기도 하는 이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문예술인협회의 후원 아래 서울 등을 오가며 뉴미디어아티스트로서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두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리라는 기대가 크다.

부여 박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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