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영(39) 경위 충북도경찰청 폴드론팀장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1892년 경찰 기관 간 협업을 통한 경찰 역량 및 치안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국제경찰장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hiefs of POlice)가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부를 두고 창설됐다. 이 협회는 매년 콘퍼런스를 개최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전 세계 경찰관과 기관을 대상으로 상을 수여하고 성과를 공유 하고 있다. 올해 IACP에서 경찰 항공‧드론분야에 충북도경찰청 최창영(39) 경위가 선정돼 상을 받았다. 우리 경찰의 역량이 국제적으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20일 개최된 송도치안박람회에서 최창영 경위가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드론활용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20일 개최된 송도치안박람회에서 최창영 경위가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드론활용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 IACP에서 경찰 항공‧드론 분야에 우수한 성과를 보여 상을 수상했는데, 정확히 어떤 성과인지?

‘드론 중심 실종자 수색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드론, 인공지능, 5G 정보통신, 드론 매핑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그간 실종자 수색 현장에 드론을 투입하기 어려웠던 여건을 극복했고, 특정 회사의 제품이나 고성능 드론이 아닌 일정 이상 성능을 갖춘 드론이라면 적용이 가능해 범용성이 높다.

우리 충청북도는 대한민국 내륙에 위치한 행정도이며, 연면적 7407㎢에 160여만 도민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농촌·산악지형이 많고, 노인인구 비중이 높아 매년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도내에서 889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중 253건(28.5%)가 노인실종이다. 어떻게 하면 실종자 수색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보니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

이 시스템은 현재 소방, 해양경찰, 군 등 유관기관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으며 충북도 이외에 5개 도 경찰청 드론팀으로 전수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치안드론 전문가 양성에도 기여했다.



● 시스템을 적용해 실종자를 구출한 실제 사례가 있는지?

청주에서 2019년 8월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던 지적장애 여중생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그 학생은 11일 만에 생환했는데, 이 사건 때도 드론이 큰 활약을 펼쳤다.

연일 500명 이상 수색인력이 투입되는 상황이었는데, 지형이 험준하고 숲이 우거져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드론을 통한 수색도 지형상의 문제로 어려운 실정이었다. 여기서 드론을 통한 인력수색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드론 매핑을 이용해 정밀한 고해상도 항공사진을 만들고 수색지역 중요 포인트 지점을 찾아 항공VR영상을 제작, 수색팀에 배포했다. 또 드론 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전체적인 컨트롤 타워를 맞았다.

지난해 6월~올해 3월까지 전국 경찰이 드론을 통해 실종자를 발견한 사례는 모두 11건인데, 이 중 10건이 시스템을 도입한 5개 도 경찰청의 성과다. 시스템이 실종자 수색에 도움이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20일 개최된 송도치안박람회에서 최창영 경위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드론 활용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20일 개최된 송도치안박람회에서 최창영 경위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드론 활용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 밖에 드론을 통한 성과가 있다면?

2019년 열린 공공분야 드론 조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그간 드론의 크기 문제로 산악 내부 정밀 수색이 어려웠는데, 산악 내부 수색에 최적화된 소형 FPV드론을 자체 제작했다. 자체제작 한 드론은 단가가 매우 저렴하고 기동성이 좋아 7개 도 경찰청에 정식 도입돼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점에 따라 전국 FPV드론 동호회와 연계해 전국 유명 관광지의 영상을 촬영 ‘랜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볼거리도 만든 바 있다.



●드론 관련 지식을 전파하는데도 앞장선다는데, 결과물은?

2018년 드론에 관심 있는 7명의 동료 경찰관이 모여 만든 ‘드론 연구 학습모임’이 시초다. 모임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지식을 쌓아나갔다. 그 결과로 탄생된 것이 “드론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컬럼으로, 드론 웹진에도 게재됐다. 원고료는 다시 동료 경찰관의 드론 교육비용으로 사용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또,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이 드론 관련 신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련 핵심 규정(항공법 등)이 담긴 포켓사이즈의 ‘드론112신고 대응 매뉴얼’을 발간해 충북도내에 배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수상으로 우리 경찰의 항공·드론 분야가 세계적으로도 통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드론의 성능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때문에 현장 경찰관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모여 드론 관련 전문지식을 연구하고,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개방된 조직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연구개발 사업인 폴리스랩 2.0 치안현장 소형드론 개발 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 치안드론 활용에 관심이 있는 경찰들을 모아 임무특화형 소형 드론을 만드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전문화된 경찰관이 많아질수록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기술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식은 현장과 융합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라는 말이 있다. 항상 현장을 발로 뛰면서 지식과 현장의 괴리를 줄여 치안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경찰이 되겠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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