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위기 상황의 대학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라는 주문으로 알고 남은 임기 모든 역량을 다하겠습니다.”

‘지방공립대학의 신화’로 불리는 충북도립대학교 공병영(62) 총장이 대학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역대 5명의 총장이 다녀갔지만 연임은 매우 이례적인 것. 하지만 업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총장 중 가장 뛰어난 정무·행정적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는 정년(65세)에 이르는 2024년 2월 말까지 2년 3개월간이다.

이번 총장 선출과정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쟁쟁한 후보가 4명이나 참가했고 충북도 고위공무원 출신도 2명이나 포함됐다.

대학은 총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총장 지원자를 심사, 과반수 이상 득표를 얻은 후보자를 2명으로 압축했다. 이 과정에서 근소한 차이로 과반의 표를 얻지 못한 후보가 발생해 재투표를 5차례나 진행하는 숨 막히는 대결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공병영 현 총장이 충북도 이시종 지사의 선택을 받았고 다시 대학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시종 지사와 충북도 관계자들은 대학의 존치 여부를 놓고 항상 고심이 많았다. 연일 부실대학이라는 오명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특별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4년 교육부 특성화 육성사업 평가 탈락과 함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D등급'이라는 낙제점을 받았다.

이때부터 폐교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마지막 히든 카트를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인사권자의 주변 인사나 정부기관 등의 추천을 받아 총장을 임명했지만 위기의 대학을 돌파하기 위해선 ‘일 잘하는 총장이’ 필요 했던 것이다.

전통 교육부 관료 인재를 찾기 시작했고 공 총장과 인연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공 총장은 취임 후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먼저 대학발전 10대 과제를 선정, 취업률 달성과 재정자립 강화, 마케팅 확대, 지역사회 융합, 교육원 역량 확대 등 업적달성에 총력을 다했다.

당시 직원들 간 ‘업무요구에 적응이 어려웠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차별화된 대학 만들기를 위해 우선 기존의 3개 학과를 폐지하고 사회복지학과, 소방행정학과 등 인기학과를 신설했다.

당시 학계에선 “충북도립대학교가 ‘시골 입시 스타일’을 버리는 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말 그대로 ‘촌스런 행정’을 버리자 대학은 변하기 시작했다.

취임 1년, 대학구조개혁 평가 'D등급' 학교에서 두 단계나 뛰어올라 '자율개선대학'에 당당히 진입했다.

대학의 ‘구원투수’로 불리며 분위기가 바뀌자 충북도와 옥천군도 재정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든 학생의 숙식이 가능한 기숙사 신축비 440억원을 지원받고 옥천군과 공무원특채 논의도 다시 시작됐다.

공 총장은 “대학발전에 기본은 지역과 함께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선 대학로를 발전시키고 지역민과 함께 문화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교생이 숙식을 하며 지역에서 활발하게 문화생활을 즐긴다면 그것이야 말로 대학과 지역의 상생이다”고 말했다.

공 총장은 마지막 임기 중 지방대학의 숙원인 4년제 간호학과 신설에 올인 할 방침이다.

국공립전문대학교 총장협의회(이하 총장협의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공 총장은 내년 1월부터 정부와 교육부에 정식으로 신설 방안을 협의하고 법적지위를 얻기 위해 법률 개정도 요구할 방침이다.

또 간호학과 입학정원 40명(전체 학생수 160명)을 기준으로 한 방안을 토대로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도 진행 예정이다.

공 총장은 “교육부는 학과신설의 가장 큰 문제로 학생들의 실습환경과 여건을 중요시 하고 있지만 충북에는 도립 청주의료원이 있어 정부의 보완사항을 대처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임기기간 동안 마지막이라는 소신으로 간호학과 신설과 대학발전에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고, 사회에 첫발을 쉽게 내딛을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는 총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충북도립대학은 지난 4년간 평균 입학생 정원 98.05%를 달성하고 취업률은 역대최고인 67.4%를 기록했다.

공 총장은 부산출신으로 동아대 경제학과를 졸업, 서울대 행정학 박사학위 취득,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서울대·충남대 사무국장 등을 거쳐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을 지냈다. 옥천 박승룡 기자 bbhh010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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