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조직폭력배가 낀 차량 보험 사기단이 대전경찰에 검거됐다는 소식이다. 대전경찰은 지난 15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로 주범 3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8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역 선후배 사이인 주범 3명은 2017년부터 고의로 자동차사고를 내 합의금과 수리비를 받아내는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이들은 합의금을 많이 뜯어내고자 미성년자 등을 모집해 동승시켰다. 반복된 범행에도 발각당하지 않으려고 인터넷 아르바이트 카페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에 타고 있다 병원에 하루 이틀 입원하면 돈을 주겠다'며 새로운 동승자를 계속 모집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렌터카나 공유차량을 이용해 사고를 내다가 점차 대담해지며 고액의 수리비를 노리고 수입차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조폭이 범죄에 가담한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101차례에 걸쳐 고의 사고를 낸 뒤 보험금 6억여 원을 챙겼다. 경찰은 20대 초반의 지역 선후배와 친구들이 순차적으로 연결된 점 조직 형태로 범행이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조직적이다. 모텔에 합숙하며 범행 일시와 장소, 방법을 사전에 모의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대전.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운전자를 바꿔가며 범행을 한 것이다.

이들은 환자 이송을 위해 급하게 이동하는 앰뷸런스를 일부러 부딪치거나 보험금을 부풀리기 위해 외제 차량에 3∼5명씩 탄 상태로 사고를 내기도 했다. 결국 이들 사기범으로 인해 사고 한번 내지 않은 선량한 운전자는 보험료 인하 혜택은커녕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재정적 부담만 안게 됐다.

보험사기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17~2020년 자동차 보험 사기 인원은 21만 1815명, 적발 금액은 1조 3951억원이다. 금감원이 적발하지 못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실제 보험사기 금액은 수조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기는 피해자들에게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도 보험료 인상이라는 재정적 부담을 주는 사회악 중 하나다. 건강한 보험 문화 확산을 위해 반드시 척결돼야 할 범죄다. 경찰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보험사기범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그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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