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 · 생활 체육 · 학교 체육 '연계형 시스템' 눈길

취미로 레슬링 시작한 서병기, 각종 전국대회 '싹쓸이'

2011년부터 운영한 배구동아리도 각종 대회서 연승 '두각'

생활체육에서 엘리트체육으로 진화한 한일중 레슬링 선수들.
다섯번째 체급에서도 우승한 서병기
충북학교스포츠 배구대회를 석권한 한일중 배구동아리의 경기 모습
충북학교스포츠 배구대회를 석권한 한일중 배구동아리의 경기 모습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전교생 110명이 전부인 시골 조그만 중학교, 충북 음성군 음성읍 한일중에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융합된 모범 사례를 증명하고 있어 화제다.

스포츠 활동을 좋아하는 한일중 학생들은 늘 활기차고 깨어 있는 데다 운동과 공부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는다는 게 김돌규 체육교사의 귀띔이다. 생활체육에서 엘리트체육으로 진화하며 각종 전국대회에서 적잖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다.

특히 마냥 운동이 좋아 취미로 레슬링을 시작한 3학년 서병기는 현재 그레꼬로만형 60kg급 청소년대표로 성장했고, 각종 전국대회 정상을 싹쓸이 하고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서병기가 충북 엘리트 체육의 산실인 충북체고 진학을 앞두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 서병기는 2019년~2021년 양정모올림픽제패기념 KBS배전국레슬링대회 3연패, 2020년~2021년 출전 7개 대회 전관왕, 전 경기 폴승으로 2021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금메달 등 대항마가 없을 정도다.

서병기는 1학년때 42kg, 2학년때는 45kg·48kg·51kg급, 3학년인 현재도 55kg·60kg급 등 6체급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림픽에 참가해 태극기를 흔들어 보는 게 꿈이며 목표라는 서병기. 서병기는 대학 4학년때 개최될 2028년 LA올림픽에서 한국레슬링의 비밀병기가 분명하다는 게 국내 체육계의 찬사다.

한일중 배구동아리 역시 전국 엘리트체육을 넘보는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배구동아리는 2013년~2018년까지 충북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 6연패, 2018년 전국유소년클럽 배구대회(홍천) 2위, 2020년~2021년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배구대회(제천 16세 이하부) 2연패를 달성했다.

또 2021년 비대면 충북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 1와 2위, 2021년 전국4인제 배구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시골 조그마한 중학교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음성군 생활체육 배구대회 초청팀으로 성인부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한일중 배구동아리는 무학년제 운영으로 스포츠 활동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효과까지 꾀하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교내대회 운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음성고 진학과 함께 배구동아리 연계 운영으로 충북도 생활체육 배구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동아리 참여 학생외 전교생이 배구활동을 좋아하고 선호하는 한일중 학생들은 전교생 95%이상이 9인제 규격 서브에 성공할 정도의 실력파들이다.

김돌규 체육교사는 28일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은 한국 체육구조의 근간이 되는 세 축이다. 부문 간 연계를 통한 상호보완과 균형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엘리트 선수 육성이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혀 스포츠클럽 등 생활체육 영역에서 선수를 자연스럽게 발굴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이 현재 주목받고 있다. 이 시스템이 바로 한일중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김 교사는 특히 "성적 지상주의가 부른 지도자들의 선수 구타 파문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초·중·고교 팀들의 강요된 합숙훈련,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실업자 양산 등도 화려한 엘리트체육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라며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한국 체육 기반이 허물어질 수 있는 위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참여자의 자발적 의사가 중시되는 생활체육의 핵심인 클럽형 스포츠가 뜨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찌감치 클럽형 스포츠가 정착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 생활체육은 걸음마 수준"이라며 "그러나 증대되는 생활체육 욕구를 해소하고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한국형 스포츠클럽' 논의가 현재 활발해지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또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 때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아마추어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선수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활체육이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으로 운영 여건이 많이 어렵지만 한일중 학생들에게 참여하는 스포츠를 통한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할 것"이라며 "팀 스포츠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과 사회성 함양을 체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동아리 활동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성 김성호 기자 ksh3752@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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