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버려진 1회용품에 목이 걸려 신음하는 바다거북, 폐 일회용품이 날개를 감싸 날지 못하고 퍼덕이는 독수리...

언론 보도를 통해 사진으로 흔하게 접해온 우리 주변의 일상이다. 지구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자연의 동물들에게는 심각한 위기이고, 그걸 방치하는 인류에도 재앙이 될수 있다.

문제 해결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멀리 볼게 아니라 나와 내 이웃, 내가 사는 마을부터 1회용품 줄이기에 나서면 된다.

청주시를 비롯해 충남북 대전 세종의 모든 지자체들이 4월부터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행동에 일제히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매장 내 1회용품 사용을 다시 전면 사용 금지하는 국가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청주시가 내놓은 '용기 내 프로젝트'가 특히 눈에 띈다. 다회용기(플라스틱 반찬통 등 뚜껑 있는 용기)로 장을 보는 고객에게 점포에서 쿠폰 1장씩을 지급하고, 3장을 모으면 상인회가 종량제 봉투(10L) 1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용기 내'는 다회용기 사용 독려와 더불어 전통시장 상인에게 힘을 내라는 의미를 담았다.

육거리종합시장과 두꺼비시장, 밤고개자연시장, 오창시장, 원마루시장 등 시내 전통시장 8곳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회용품을 줄이거나 없애려면 청주시 뿐만 아니라 너나 없는 모두의 노력이 필수다. 정부도 일회용품 사용량을 3년 내 35%이상 줄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하고 불법 투기·방치된 국내 폐기물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일회용품은 한 번 사용한 뒤 폐기되기 때문에 자원 낭비가 심할 뿐 아니라 많은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비 오면 사용하는 우산 비닐, 면도기, 샴푸, 칫솔 등 목욕탕 용품, 각종 장례식장 용품, 배송용품,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소 매장 내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모두 그 대상이다.

이 폐기물은 부피도 커 매립장 용적을 많이 차지하는데다 분해기간도 수백년이나 걸린다.

일회용품 규제로 당장의 생활 편의성 저하와 일부 불편은 따르겠으나 미래를 위해 이제는 그정도쯤 감수해야 한다. 환경과 생태 건강을 지킬 '절제의 기준'인 만큼 성숙한 호응이 필요하다. 지자체 모두 시민들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 낼 실효성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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