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열 한국전통문화원 이사장

[동양일보]‘영부인(令夫人)’ 이라는 말은 대통령부인에게만 붙이는 호칭으로 대개 알고 있다. 그러나 ‘영’자는 대통령의 ‘領’자도 아니며 그저 타인의 부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부인에 대한 호칭은 ‘영부인’, 또는 ‘대통령부인’으로 부를 수 있고 품위가 낮은 경우에는 ‘대통령마누라’로도 불릴 수 있겠다. 6.25사변 때 북한괴뢰군이 한양 궁궐에 쳐들어왔을 때 순종황제의 비인 윤황후와 김명길상궁이 방을 지키고 있었다. 갑자기 방문을 열고 인민군 한 놈이 고개를 들이밀며 방안의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보고 “누가 임금마누라요?”하고 물었다고 하니 ‘대통령마누라’라고 아주 심한 욕 같지도 않다. 대통령부인은 그 품위에 따라서 ‘영부인’도 되고, ‘부인’도 되고, ‘마누라’도 되는 것이다. 김정숙씨가 무슨 경기시합에서였는지 모르지만 혀를 내빼물고 용을 쓰는 모습, 국빈초청을 받은 외교행사에서 넓적한 뒷모습을 보이며 대통령을 앞질러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도 품위 없는 천한 짓으로 비쳤다. 더더욱이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김정숙씨의 수백 벌 명품의상과 구두, 귀금속 악세사리들은 코로나에 찌든 서민들을 깝짝 놀라게 했다. 수십억 원도 더될 것 같은 저 많은 치장물들의 입수경위, 뇌물성인지 국고금 횡령인지? 하고 의심들을 했다. 시민단체의 청구로 ‘구입비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입을 닫고 있는 김정숙씨를 대신한 청와대가 불복항소하면서 한사코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김정숙씨의 옷값내역 공개가 국가안보와 국익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가? 안보문제라면 김정은(북한)과 중국은 아닐테고 적국(?)인 미국으로부터 뇌물로 받은 것인가? 뻔뻔한 청와대는 “카드로 구입했다”고 말했으나 “아니다 모두 50,000원권 현찰다발로 받았으며 영수증은 요청도 없어서 발행도 안했다”는 의상인간문화재의 진술에 또 다른 거짓말을 찾는지 씨부렁대기만 했다. 뜻밖에 반가운 소식, 뉴스공장인가 떠중인가 하는 사람이 모두 사비로 구입했다고 뉴스를 생산해내자 “그래 맞다. 사비!”하는 듯이 “사비로 했기 때문에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또 버텼다. 그러나 “탈세조장 아닌가?”, “왜 하필 현찰이냐, 돈세탁 목적이 아니냐?” 등 오히려 의혹만 더해갔다. 청와대는 급박한 김에 영부인의 의상비 등은 외교부에서 합법적으로 지출할 수도 있다고 말을 돌렸으나 그것마저도 “영부인 의복비 예산도, 집행한 것도 없다”고 외교부가 밝히자 또 헛소리가 되고 말았다. 들통난 거짓말을 새거짓말로 계속 둘러대니 청와대는 “거짓말뉴스공장”이다. 김정숙씨의 치장비에 대한 의혹은 아무리 감추어도 튀어나오는 자루 속의 송곳(낭중지추)일 뿐이다. 같은 거짓말도 100번을 하면 그것이 사실이 된다는 북한식 선전술이 여기서도 통한다고 보는가? 김정숙씨의 모습은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마누라’의 모습으로 비쳐질 뿐이다.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대통령 문재인의 늘어진 꼬리가 왜 이리 긴지 지겹다.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공직예정자들을 다짜고짜로 임명해버린 문재인씨의 무서운 추진력, 보복낙점 찍은 인사들은 수십 번이라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여 감옥에 처넣고야 마는 복수의 화신, 지역감정 집단과 김일성 주사파들을 동원한 도깨비불(촛불)패거리의 난동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죄도 없는 박근혜대통령을 3년 이상 감옥살이를 시킨 악독한 그는 세종대왕은커녕 수양대군의 왕위찬탈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가 퇴임 후 사저로 돌아가서 경호를 받으며 평안하게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문재인씨 꿈도 참 야무지다. 과연 그렇게 될까? 그런 대통령에 저런 대통령부인, 참으로 부부궁합은 잘 맞는 것 같다. 하도 많아서 오히려 쓰레기처럼 보이는 김정숙씨의 치장물 보다는, 치장물 하나 없이 수수한 한복을 입고 나와도 학같이 우아하게만 보이던 과거 고 육영수여사의 그 자태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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