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현 기술보급과 병해충대응팀장

안종현 기술보급과 병해충대응팀장

[동양일보]과수화상병은 1780년 미국 뉴욕주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1957년 영국을 시작으로 서유럽과 북유럽 및 지중해 지역으로 확산돼 현재는 60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세균병이다.

우리나라는 1993년 식물방역법상 금지 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성, 충북 제천, 충남 천안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난해까지 26개 시군 1710 농가에서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사과 주산지인 경북 안동과 영주를 비롯해 9개 시군이 신규로 발견되어 매년 발생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충북의 경우 괴산과 단양에서 새롭게 발생했으며, 6개 시군에서 246건 97.1ha가 발생돼 전년 대비 발생 건수는 51%, 면적은 65% 감소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전 시군 행정명령 시행과 표준운영절차 수립, 발생 대응 가상훈련을 통해 병 발생 초기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과수화상병 병원균은 전년도에 형성된 궤양의 끝부분과 나무 조직에서 월동하다가 이듬해 봄 궤양 부위에 증식해 주변부로 전염된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궤양 부위에서는 액체 형태의 유출액이 밖으로 흘러나오는데, 이 유출액은 달콤하고 점착성이 있어 곤충과 비바람에 의해 주변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과수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월동처인 궤양을 제거하고 과원 상시 예찰 및 과수화상병 예측시스템(K-MARYBLYT)의 정보를 통해 개화 전(1차)과 개화기(2, 3차)에 3회 이상 예방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난해까지 과수화상병 발생 후 확산 차단을 위해 신속한 매몰을 추진했으나 금년부터는 사전 예방 중심으로 대응 방향을 전환했다.

우리지역에서는 과수화상병 사전 예방을 위해 사과・배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겨울철 궤양 제거 작업을 추진했으며, 개화기 약제 방제는‘과수화상병 예측시스템’의 예측정보를 토대로 살포 적기를 판단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개화기에 꽃 감염 위험도를 판별하여 위험경보를 알려주는데, 위험경보가 통보되면 24시간 이내 약제를 살포하면 된다. 이러한 개화기 예측정보에 따라 약제를 살포하면 방제가는 92.7%로 기존보다 16% 이상 증가한다.

지난해와 달리 금년에는 과수화상병 발생 차단을 위해 감염 의심주에 대한 사전 제거 작업을 4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사과의 수액이 흐르기 시작하는 4월부터 전 직원이 참여하여 위험구역과 주산지역을 중심으로 예찰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로 과원 관리 캠페인도 추진한다.

과수 농업인을 비롯한 농촌진흥기관 직원들은 과수 산업 보호를 위한 화상병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헛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과수화상병 종식의 날로 보상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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