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숙 농촌자원과 생활기술팀장·농촌지도관

반정숙 농촌자원과 생활기술팀장·농촌지도관
반정숙 농촌자원과 생활기술팀장·농촌지도관

[동양일보]달리는 차의 창문을 내리고 미호천을 따라 출근하는 길은 한결 따뜻해진 날씨에 버드나무 가지마다 연두빛이 두드러져 생기가 넘친다.

단독 주택에 거주하는 필자는 화초를 좋아해 서너평 남짓한 작은 정원에 남천, 병꽃나무 등 화목류와 수선화, 마가렛 등 초화류 20여 종을 가꾸고 있다. 게다가 장미허브 등 화분도 50여 개나 되어 4월 중순이 되면 햇빛 좋은 날에는 대부분 야외로 내보낸다.

따뜻한 날씨로 돋아나올 새순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꽃망울의 새하얀 꽃잎, 환상적인 꽃내음을 품고 있는 꽃향기에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과 행복감이 몰려온다.

친구처럼 정서적인 교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식물을 뜻하는 신조어인 ‘반려식물’은 초미세먼지 저감, 공기 정화, 행복감 등을 통해 건강은 물론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농촌진흥청의 ‘반려식물과 건강관리 식물의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답이 51.1%로 나타났다. 또한, 반려식물 효과를 연구한 결과 암 환자의 경우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면서 우울감을 해소에 도움을 주고,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공기정화 측면을 살펴보면 2019년 농촌진흥청의 ‘실내식물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연구 결과에 잎 면적 1㎥의 화분이 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 20%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나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에는 반려식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추천하는 실내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뛰어난 식물 베스트 5에는 파키라, 백량금, 맥시코소철, 박쥐란, 율마 순이며 산소 부족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를 잡는 식물에는 스킨답서스, 안스리움, 백량금, 클로로피텀이 으뜸이라고 한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올해 3월 초부터 3주간 도청 직원과 신협 상당지점 회원 등 소비자 대상으로 반려식물 판매 행사를 추진했다. 이 행사는 반려식물로 도민건강도 유지하며 화훼농가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3년째 추진하고 있는 소비촉진 캠페인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에게 사랑을 주고 교감을 하면 예뻐지고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듯이 반려식물도 마찬가지다. 환기, 물주기, 햇빛 쬐어주기, 양분 주기, 분갈이를 적절히 해주고 관리하면 눈에 띄게 풍성해지고 예쁜 꽃을 피워 그 정성에 보답한다.

봄이 되어 야외로 외출한 화분은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야 하고 가을이 되면 화분들을 들이느라 집이 좁아진다. 물 주는 것도 번거로워 화분을 더 늘리지 않으리라 매번 다짐해본다. 하지만 봄이 되면 연초록의 식물들이 너무 좋아 반려식물 구매 행사에 참여하고 동네 화원을 지나치기가 어려워 자꾸만 화분이 늘어나니 반려식물과 사랑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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