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경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대표

이난경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대표

[동양일보]어느새 6.1 지방선거가 성큼 다가왔다. 주지하다시피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에 입각한 지방분권을 책임질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이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단순히 어느 정당이 주도권을 갖느냐 혹은 누가 당선되느냐와 같은 문제가 아니라 진정 효능감 있는 생활정치를 구현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시대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할 선거로 치러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정에서 보인 국민들의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각종 정책이 시행되어도 정부를 믿지 못해 제각각 살 궁리를 도모해야 하는, 이른바 각자도생의 현실이 도처에 난무한다. 이는 다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으로 흐르게 되고, 그 결과 정치의 적폐를 누적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상황 또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지방자치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도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매몰된 기성정당들의 구태가 계속되는 안타까운 상황 앞에 우리는 놓여있다.

이를 타개할 가장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는 각 정당이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여 유권자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할 사람을 공천함으로써 정당에 대한 신뢰와 정치에 거는 기대를 높이는 것이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은 정당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유권자들 역시 정당의 검증을 통한 후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정당의 공천이 정치발전과 지역발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각 정당은 공천을 함에 있어서 ‘지역위원장의 자기 사람 심기’, ‘돈으로 공천하기’, ‘의정활동을 등한시한 기성정치인 공천하기’와 같은 구태를 절대적으로 배제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기준에 입각하여 제대로 된 후보공천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인권존중, 공정, 정의 등과 같은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후보를 공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청년, 장애인, 다문화 등 우리 사회 구석구석 존재하는 차별과 불공정, 비인권적 현실에 대한 민감한 인식을 갖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특히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에 여성 의원의 수는 남성 의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각 정당은 여성의원 확대를 지향하며 공천을 진행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둘째,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를 가꾸어 갈 역량을 갖춘 후보를 공천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환경과 생태보전의 가치를 갖고,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며, 먹거리, 환경, 보육, 교육, 안전 등 주민의 일상적 삶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갖춘 생활정치형 후보가 공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행정 및 의정의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후보의 기본적인 능력을 검증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적어도 행정, 재정, 조례, 소통 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익적 활동을 했거나, 시민사회 활동을 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공천하는 혁신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번 공천 결과 당선된 사람들은 향후 4년간 지역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정당들은 3선 이상은 배제하고, 가능한 한 시대적 감각을 갖춘 신인에 대한 공천을 확대하기를 요구한다. 청년, 장애인, 다문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공익활동가 및 여성 등에게 공천은 확대되어야 하고, 특히 ‘성평등’이란 시대정신에 충실한 지방의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에게 우호적인 지역(신도시, 아파트 지역 등)에 여성 후보를 ‘가’번에 공천할 것과 비례대표 1번과 2번을 모두 여성으로 공천할 것 등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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