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희성(三喜聲)은 사회 건강의 지표... 돈암이 그 역할”
돈암서원 세계유산 등재 일등공신... 기존 서원의 제향 외에 ‘강학’ 중시
문화유산활용 사업에도 적극 나서 ‘예학이 덕목’ 가르치는데 온 힘

 
김선의 원장
김선의 원장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국가사회의 평화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옛부터 삼희성(三喜聲)을 강조했어요. 집안에서 나는 세 가지 기쁜 소리 즉 간난아기 울음 소리, 젊은이들의 책읽는 소리, 부녀자들의 다듬이 소리가 그것입니다.”아기 울음소리는 다산(多産)의 풍요로움이고, 책 읽는 소리는 교육의 중요성이요, 다듬이 소리는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여기에 삶의 지혜와 인성을 중시한 선현들의 가르침까지.

후학들에게 삼희성의 중요성을 서원(書院)에서 일깨워 주려는 사람, 논산 돈암서원 김선의(사진) 원장은 오늘도 ‘열일’한다.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 사계 김장생(1548∼1631)의 덕을 기리기 위해 1634년에 건립됐고, 조선 효종때 '돈암'이라는 현판을 하사했다.

보물 응도당을 비롯해 숭례사, 양성당, 장판각 등의 건물과 하마비, 송덕비 등이 남아 있다.

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 이사장이기도 했던 김 원장은 10여년간 돈암서원을 지켜오다 2020년 7월에 새 원장에 만장일치 추대로 취임했다.

특히 2019년 7월 6일에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43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돈암서원이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돈암서원은 이달 12일에도 돈암서원에 원래 있었던 책판 54점을 소장자로부터 기증받는 기쁨을 안았다.

이전부터 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 이사장으로서 지역 문화교육 사업에 기여해 온 김 원장은 서원이 면면히 이어 온 선현들의 풍부한 경험, 삶의 지혜, 본연의 인성을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서원의 역할은 강학, 제향, 출판의 큰 기능이 있어요. 그동안 돈암서원은 제향에만 신경써 왔는데 이젠 지역 유림 어른들과 함께 강학과 출판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365일 살아 숨 쉬는 서원으로 바뀌고 있는거죠.”

그가 강조하는 것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융합은 김 원장이 돈암을 통해 후학들에게 가장 많이 실천하고 싶은 일이다.

작년에는 4월부터 격주로 10주간 ‘돈암문화살롱’도 펼쳤다. 서원 내에서 음악공연, 무용, 명사초청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원장은 전국 150여개 문화유산 단체가 참여하는 ‘대한민국 문화유산활용단체’ 연합회장을 맡아 문화재청의 400여개 사업 운영에 주도적 역할도 수행해 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논산 향시재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 성년례, 사계고택 사생대회, 전통 혼례 등의 체험이 꼽힌다.

문화재의 보존·정비 분야에 집중됐던 관심을 활용 분야로까지 확산시킴으로써 문화재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노력을 인정을 받아 지난해에는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했던 생생문화재, 문화재야행, 향교와 산사 활용사업, 고택체험 등 사업에도 이젠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 원장은 “돈암서원은 교육과 사회적 관습, 문화적 전통의 측면에서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는 정신문화의 역사적 본향”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선인들이 후학들에게 남겨주신 정신문화의 소중한 수양처인 이곳을 중심으로 제 힘이 다 하는 그날까지 김장생 선생이 가르쳐 온 예학의 덕목과 정신을 후손들에게 오롯이 알리는데 신명을 다 바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논산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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