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환 청주흥덕경찰서 경비과 경위

유장환 청주흥덕경찰서 경비과 경위

[동양일보]최근 시청률이 좋은 아침드라마를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주인공과 주변인이 각자 증오와 혐오 상대 멸시 등 심한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들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다가 심지어 상대방과 말할 가치가 없다며 대화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다가 갈등이 고조, 막장 드라마로 들어간다. 그러나 결국 대화를 통해 화해함으로써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최근 우리 사회의 불협화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대화한다고는 하지만 상호소통,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한 대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주장으로 상대가 그것을 받아들이건 말건 자기주장만을 하는 것이 대화인 것처럼 하고 있다.

팬데믹 사태라던 지난 코로나 19 대유행 시절에도 집회는 여전히 계속됐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과 집회 건수는 별 차이가 없다.

이들은 자신의 부당함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주장하고, 해결책을 수용해 줄 것을 목적으로 집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가끔 집회현장에서 이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들은 “사용자 측에서 우리를 무시한다.”, “대화에 응해주지 않는다.”, “사용자 측에서 우리를 깔보고 있으니 우리 노조원 모두 집회에 참여해 사용자 측에 우리의 무서움을 보여주자”라는 이야기를 주장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해결책‧합의점을 찾기 위한 자리가 아닌, 단지 ‘우리가 처음 주장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의 집회로 변질된다. 이들의 대화 방식은 합의가 아닌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요구하는 일방통행이며 상대방이 두려워해야 하는 그런 대화를 한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목소리가 커지고 상대방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가끔 “대화한다고 무엇이 달라지느냐, 해결책이 있느냐” 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맞다. 대화를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 세상에 모든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화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서 설득하고 받아들여 문제 해결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이 두려워 우리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우리의 주장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은 큰 목소리 보다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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