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번 넘게 연습…기대하지 못한 상 감격스럽다”

20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황주현씨(왼쪽에서 두번째)가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예상치 못한 큰 상입니다.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준비한 낭송을 무사히 끝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기대하지 못했기에 더 감격스러워요.”

지난 13일 진천 포석조명희문학관에서 열린 20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은 황주현(56·경기 수원)씨가 차지했다.

그는 “실은 이번 대회에 대한 남다른 욕심이 있었다”며 “몇 년이 걸리더라도 대상을 받을 때까지 참가할 생각이었다”고 웃어보였다.

김씨는 문예지 ‘예술세계’와 ‘시인시대’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20년 가까이 시를 써왔던 그는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낭송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경기도 오산 인성학당 시낭송아카데미에서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낭송 공부를 시작했다.

3년전부터 그는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대상 4회, 금상 4회 등 상을 받으며 자신감을 키웠다. 전국시낭송경연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낭송한 시는 조명희의 ‘별밑으로’와 김수영의 ‘구름의 파수병’이다.

그는 “‘별밑으로’는 삶과 조국의 암울한 현실 앞에 맞딱드린 시인의 갈등과 좌절을 곧은 의지와 희망으로 극복해 내는 과정이 가슴에 와닿았고 ‘구름의 파수병’은 시인의 인간적 고뇌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됐다”면서 “두 작품을 만나면서 참으로 행복하게 1년 넘게 연습했다. 아마 시 1편을 1만번은 훨씬 넘게 읊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주현씨
황주현씨

 

경북 안동 출생으로 현재 경기도에서 생활용품 전문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매장 한 켠에 시낭송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작은 바람을 전했다. 고객들에게 시와 음악, 시낭송을 통해 함께 소통하고 어우러지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 편의 시가 원석이라면 그 원석에 색을 입히고 숨소리를 불어 넣고 날개를 달아 날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낭송의 매력이라 생각한다”며 “시낭송은 새로운 시 한편의 발견과 부활의 결실을 일궈내는 고귀한 작업이라 자부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시낭송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이 대회는 하나의 커다란 목표”라며 “무명시인의 명시를 찾아 많은 이들이게 낭송을 통해 시를 세상밖으로 부활시켜 훨훨 날게 하는 활동을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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