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철 부여군지역공동체활성화재단 사무처장

조희철 부여군지역공동체활성화재단 사무처장

[동양일보]모모는 우리 사무실 고양이 이름이다.

1년 전 어느 공장 부근에 버려진 어린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시던 분이 막 사료를 먹기 시작할 무렵 우리한테 입양을 해 주셨다.

모모라는 이름도 직원들이 지어 주었는데 부르면 곧잘 알아 듣는다.

얼굴이 예쁜 치즈 양이로 하는 짓도 귀여워 직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회사의 마스코트로 성장 해 왔다. 가정집도 아니고 회사 사무실에

무슨 고양이냐고 의아해 할지 모르겠지만 그 효과는 의외로 크다.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낮 동안에도 대리 만족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업무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간간히 모모를 통해서 정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내가 근무하는 사무처와 각 센터가 모여 있는 사무실이 복도를 경계로 나뉘어져 있다. 모모는 내 사무실에 있는데 아침에 출근 해 보면 많은 직원들이 모모 앞에 모여 있다. 근무 중에도 잠간씩 모모를 쓰다듬고 가기도 하고 퇴근 시에도 모모와 작별 인사를 하고 간다. 요즘 젊은 직원들 중에 나이 먹은 상사가 있는 사무실에 일 없이 드나들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모를 매개로 서로 웃고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졌다. 마치 가정에서 어린 아이 재롱떠는 모습에 온 가족이 즐거워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

업무 차 방문하신 분 중에도 사무실 분위기가 참 자유로워 보여서 좋다는 분도, 자기네도 사무실에 고양이가 있는데 다른데도 또 있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 하시는 분도 있다. 우연히 들렀다가 모모에 반해 가끔씩 찾아오는 분도 있다.

얼마 전 TV뉴스에서 반려동물과 출퇴근 할 수 있도록 배려 해 주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우린 이미 감성경영을 해 온 셈이다.

편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반려동물을 선택할까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나는 고양이를 권하고 싶다. 물론 강아지처럼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없을 수 있지만 그 은은하고 사랑스런 애교와 귀여움은 강아지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우리 몸에 옥시토신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옥시토신이 많아지면 사람의 성격이 너그러워지는데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험악한 사람이 없는 게 그 이유란다.

어떤 이는 심근경색 발생률이 무려 40%나 감소한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본 적이 있다. 인간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달래주고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고양이만의 능력은 아니겠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고양이만의 장점은 선천적으로 화장실을 잘 활용한다는 것일 게다. 대소변 가리는 일을 훈련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보니 고양이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털이 많이 빠지고 이따금 소파 등에 상처를 남기는 단점은 있으니 이것은 양육자의 부지런함으로 대처할 일이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는 네 집 가운데 한 집 정도로 1,50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도중에 버려지는 반려동물로 각 지자체의 보호센터가 포화 상태가 되어 어쩔 수 없이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곤 한다. 또한 동물학대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려동물의 매력에 순간적인 결정 보다는 적어도 10년, 아니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각오와 여건을 감안하여 입양하여야 할 것이다. 한 번 버려진 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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