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금석(68‧사창동) 통장협의회장이 사창골 유래비 앞에서 마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우식 기자)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동네 이름 때문에 오해를 좀 받고 있는데, 실상은 전혀 다른 의미에요. 조선시대 각 방 군현에 곡물 대여기관인 사창(社倉)이라는게 있어요. 쉽게 말하면 나라의 식량 비축창고 겸, 구휼기관이던 거죠. 그게 있던 동네에요. 1979년 시계탑(사창말고개)을 중심으로 동쪽은 사직동, 서쪽은 사창동으로 명명됐어요”

청주시의 중앙부에 위치한 사창동은 1.04㎢면적에 8458세대, 1만4622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청주의 동서를 관통하는 교차지점에 위치해 유동인구도 많은데다, 거의 대부분의 시내버스 노선에도 포함된다. 이런 교통의 편의성에 힘입어 사창사거리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병원, 어학학원 등이 밀집됐다. 1970년대 개장한 이래 50년이 넘도록 상시 개설된 청주 2번째 규모의 전통시장인 사창시장이 있다. 또 바로 옆에는 충북의 지역거점 국립대학교인 충북대가 자리잡고 있어 학생들을 상대로 한 상가지구도 형성돼 있다.

한금석(68‧사창동) 통장협의회장은 “세대 수에 비해 주민이 적은 이유는 대학생, 직장인이 원룸에 많이 거주해 단독세대가 많아서 그래요. 또 아파트가 적고 단독주택의 비율이 높아서 65세 이상 주민이 전체 주민의 18%를 차지하기도 해요. 그래도 상권이 잘 형성돼있고, 지형의 고저가 완만해 자연재해(폭우‧폭설 등)에 큰 피해가 없어 살기가 좋은 동네죠”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을 위한 복지도 좋은 편이다. 18%를 차지하는 고령 주민을 위한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상시 개설되고, 매월 1회 반찬지원, 카네이션 선물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2013년 시작된 ‘행복나눔 계좌갖기’로 주민들이 매월 2000원씩 모아 저소득 가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까지 이 사업을 통해 모금된 금액은 3200만원에 이른다.

사창동은 오창읍을 제외하면 청주에서 외국인 거주민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주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의 국적 외국인이 거주하며, 이들을 위한 외국인 마트, 샤슬릭(러시아식 꼬치구이), 빵집도 들어섰다. 행정복지센터는 주민과 외국인 거주민 화합을 위해 매주 수요일 ‘한국어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복지가 좋은 사창동도 상업지구에서 발생하는 소음,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골칫거리라고 한다. 중문 상가지구의 본격적인 장사가 시작되는 오후, 호객행위를 위한 음악이 상가 외부로 송출되기 시작하면 인근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호소하기도 한다.

한 협의회장은 “밤사이 충대 중문 상가를 이용한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와 쓰레기는 상상을 뛰어넘어요. 각 직능단체별로 1구역씩 책임구역을 지정해 매일 청소를 하고 있는데도, 도저히 답이 안 나와요. 강력한 처벌제도나 교육을 통한 기초질서 의식의 변화가 절실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만큼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데다가 열악한 오수시설(하수관 등)로 주민들이 개선을 원하고 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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