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유환권 취재부 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유환권 취재부 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1970년 12월 폴란드에 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 게토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초겨울 동유럽 바르샤바에는 비가 내렸다.

현대사 중 가장 위대한 반성에 세계 언론은 “무릎을 꿇은 건 그였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라고 극찬했다. 독일은 지금도 틈만 나면 사과하고, 전범을 색출해 처벌한다.

최원철 공주시장 후보가 내건 ‘일본 왕실과 교류 추진’ 공약을 두고 지역내 논란이 뜨겁다.

시민단체들은 동학농민군과 유관순 열사의 혼이 서려있는 공주일진대 반성과 사죄 없는 전범 당사자측과 교류는 ‘너무 나갔다’고 펄쩍 뛴다.

옹호론측에서는 반일타령 그만 하고 일본과 미래를 향해 가자고 맞선다. 감정낭비도 중단하란다.

논리학에 ‘전형론’이라는 게 있다. 뭔가(묘사)를 상투화 하는 전형론의 관점에서 보면 대일 관계는 개선해야 맞고, 친일프레임은 사악한 것이고, 민족주의는 싸구려이자 편가르기라는 것이다. 이 전형에서 벗어나면 ‘시대착오’ 낙인이 찍힌다.

일본의 사죄를 ‘딜레마 존’에 가두고 전형론을 들이대는 논리가 참 고약하다.

인간사의 판단 준거는 법과 원칙 이전에 '상식'이다. 우리 민족사를 개인으로 치환하면 일본은 부모를 죽이고 가정을 도륙 낸 불구대천의 원수다. 사과부터 받고 용서해 주는 것, 그게 상식이다. 빌리 브란트가 교범이다.

일본은 여전히 ‘잘못한거 없다, 위안부도 없고 배상도 끝났다, 신사참배도 내맘’이라고 짖는다.

도척의 개(盜跖之犬)가 공자를 보고 짖는 건 공자의 잘못도 개의 잘못도 아니다. 도척과 한 지붕을 이고 사는 세상이 불행한거지. 대한민국과 공주시가 일본을 옆에 두고 사는게 불행한 건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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