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송은애

[동양일보](사)한국문인협회 대전광역시지회(이하 대전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제40회 한밭전국백일장 성료와 수상집을 만들며 여름을 맞이했다. 백일장을 공모전으로 전환하여 3년째 운영하다보나 슬그머니 지겨워졌다.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괜스레 짜증이 나고 이 더위에 무얼 하자는 건지 헛웃음도 나기 시작했다. 그럭저럭 일 년의 반이 지난 7월을 맞이하니 ‘쉼’이 필요한 것 같았다.

40회 한국전국백일장이면 벌써 40년이 지났다는 것인데 그 세월에 주눅들 수밖에 없었고 매년 참가 인원이 전국에서 응모하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5월1일부터 작품을 공모 5월31일에 마감하는 백일장공모전은 코로나이후 3년간 공모전으로 해야했기에 접수와 심사하는데 많은 수고로움을 자아냈다. 공모 한 달간을 가슴 조리며 기다려야했고 홍보와 심사위원을 선정하는데도 무척 힘들었다. SNS는 물론 대중교통 버스와 도시철도 스크린 홍보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700여 편의 작품들이 전국 각지에서 응모되어 심사하는데 심사위원20명과 5명이상의 보조인원이 수고하는 등 큰 행사를 하며 조금은 드라이해진 것 같았다.

특히 응모전이란 작품의 진실정, 창의성, 문학적 가치도 봐야하며 백일장이 아니라 표절의 강도를 봐야하므로 심사위원들의 노고는 배가 된다. 대전의 타 문학 단체와 대학에서 추천 받은 심사위원들은 심혈을 기우려 심사하였다. 한편 수상집을 발간하여 수상자에게 보내는데 전국으로 보내야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무척이나 휴식이 필요한 어느 날

이 모든 행사를 끝내고 ‘쉼’이란 이름으로 휴휴당(충남 부여 반교리)을 찾았다.

처음엔 갈 생각이 없었지만 부여를 가서 알아보니 휴식을 찾으려면 휴휴당을 가라고 권유하기에 별 느낌 없이 찾았다. 우선 고즈넉한 돌담길이 참 좋았다. 자유롭게 핀 야생화들에게서 여유를 찾았고 오두막처럼 생긴 휴휴당을 보며 약간의 실소처럼 미소가 떠올랐다. 문화재 답사이야기로 우리에게 친근한 유홍준 교수의 집필실이라는데 굳게 문은 닫혀있었지만 휴식하는데 지장 없었다. 건물이나 잘 꾸며진 정원을 생각하고 간 길이 아니라서 돌담길 걷는데 집중하고 걸었다. 정말 집필실은 오두막이었으나 주변이 여름을 섭렵하고 신선한 공기를 쏟아내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없었다.

사실 휴휴당에 가보니 오두막도 신선했고 주변 정원이 나무로 우거졌다는 점도 포근했다. 건축물들이 공간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나무로 채워졌다는 것에 흡족했다. 나무는 유홍준 교수께서 답사 중 눈에 띈 나무를 골라 기념으로 심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더욱 감명이 왔다. 어떤 사물이나 건축물을 조성하지 않았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

완전한 휴식을 취한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며 문화재 답사를 떠 올린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온 것이다. 향나무, 먼나무, 자작나무 등등 이름도 새로운 나무들이 곱게 자라서 우리의 마음을 휴식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며 호캉스니 바캉스니 하는 것이 부럽지 않았다. 대전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웠는데 맑은 공기와 신선한 사연을 알고나니 더욱 즐겁고 행복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