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기 금산 문화의집 이사장

김평기 금산 문화의집 이사장

[동양일보]현실에서 아이는 아주 사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자기 인생을 원하는 대로 이끌고 갈 수가 없다. 학원에 가기 싫어도 가야하고, 공부하기 싫어도 해야하며, 출세가 뭔지도 모르면서 부모가 심어준 목표에 따라 학원에 가야 한다. 그러나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속에서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곳에서는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는 가짜 세상에서 잠시나마 자유를 맛보고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열심히 땀 흘려 운동을 하거나 밖에서 햇빛을 쏘이며 놀아야 한다. 열심히 뛰어놀다 보면 문제도 치료가 되며 창의성도 계발 할 수있다. 학교 운동장에서 공 차는 아이들, 즉 땀 흘려 노는 아이의 앞날은 그 시간에 인터넷을 통해 무절제하게 게임에 노출되어 서서히 인간성이 파괴되어 가는 아이들보다는 훨씬 더 희망적이다.

몸을 자유롭게 놀리면서 노는 아이는 몸도 마음도 행복하여 그것을 기초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서 여러모로 나타나고 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정신적인 건강함이다.

전문가는 게임 중독이나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려면 잘 놀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체육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축구, 농구와 같이 여럿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하면 협동심도 생기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도 배울 수 있다.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까닭에 행동 발달 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이들끼리 어울려 노는 일은 몹시 중요한데, 아이는 놀이를 통해 사회적 기능을 배우기 때문이다. 방과 후 다른 아이와 어울려 노는 대신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아이는 점점 고립되어 가고 학교에서도 놀이가 줄기 때문에 점점 규제를 받으면서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게 된다. 결국 평생동안 대인 관계에 문제를 안고 살아갈 조짐을 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절하게 조절해야 아이가 원하는 자유 시간을 누리도록 해 줄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미디어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아이가 날마다 시간제한 없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면 습관을 바로잡는데 어쩌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나마 습관이 개선된다면 다행이다.

성공 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특징중 공통 요소를 꼽은결과, 그들은 어린시절에 놀기를 좋아했고 부모도 잘 놀 도록 격려해 주었다는 점이다. 아이는 부모의 배려 속에서 놀이에 흠뻑 빠졌고, 그 열정이 공부나 다른 관심 분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어릴 때 충분히 놀도록 하는 것에는 하나의 중요한 교육적 관점이 내포되어 있다. 아이가 논가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놀러갔다고 생각해 보자. 얼핏 보기에 하루를 즐겁게 해 주었다는 것 이상의 어떤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또 부모의 입장에서는 즐겁다기 보다는 고단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하루의 경험이지만 아이에게 그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놀이는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 중요한 학습 경험을 제공해 준다. 아이가 논다는 것은 어른이 놀고 지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이는 놀면서 배우고 노는 것이 배움이다. 놀이를 통해 아이는 평소의 좌절된 감정을 분출시키는 속시원한 경험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규율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도 배우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기능도 몸에 익힌다.

놀이는 지적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놀이 대부분이 상당한 수준의 지적 능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아니는 놀이를 통해 그 과정에 필요한 융통성, 독창성 등의 다양한 사고능력을 키우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어릴 때 지나치게 학교 공부만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바른 인격 형성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못한다. 충분히 놀면서 학교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많이 경험하게 하고 일생 계속해야 할 면학의 길로 서서히 인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공부와 놀이 또는 휴식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부 잘하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모 역할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