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의 한 맺힌 수난사 5년 10개월 연재

이충호 문학박사·충북도립대 명예홍보대사
이충호 문학박사·충북도립대 명예홍보대사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재일동포들의 삶이 현재 우리의 관심사가 아닌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본의 아니게 일본에 끌려가 할아버지 세대를 지나 현재까지 살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을 잔뜩 안고 살고 있는 이들을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가 치유해 줄 것인가는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5년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일동포들의 한 맺힌 수난사를 연재한 이충호(70) 박사가 유튜브 동양일보 TV ‘사람풍경’에 출연했다.

동양일보는 6년 전인, 2016년부터 ‘규슈 속의 한국사’, ‘조선 통치 비화’, ‘재일동포 75년사’ 등 재일동포들의 삶을 조명해 왔다. 한 면 전체를 할애하는 기획특집이었다. 3번의 걸친 방대한 분량의 이 기획특집은 2016년 10월 12일 시작해 지난 8월 1일자로 마무리됐다.

이 박사는 그 동안 우리가 자칫 잊고 지나갈 재일동포들의 삶과 교육, 역사에 관해 조명했다. 한반도에서 식민지 35년은 마무리됐지만 일본에 남았던 우리 동포들의 지난한 삶은 75년이 넘었다. 이 박사는 긴 시간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를 일깨웠다.

“연재가 2주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데 너무 빨리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솔직히 힘들었죠. 어떨 땐 밤을 새며 원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대학 시절 일제 침략사에 대한 연구를 하려고 마음먹었다는 이 박사는 동경한국학교 역사 교사 근무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10년을 보냈다.

“일본의 전성기는 1980년대였습니다. 그 시기 일본에 살면서 본 대부분의 재일동포들의 삶은 너무 어려운 역경 속에 살았어요. 취직도 못하고, 공무원도 되지 못하고 허드렛일만 주어지는 것이 우리 재일동포들의 삶이었습니다. 1세대의 짓눌리고 억압된 생활이, 그 아버지를 본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수돼서 지금 4세대 후손들에게까지 그 영향이 남아 있습니다. 식민지 교육의 영향이 엄청 큰 겁니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영향보다 일본의 재일동포들에게 남아 있는 식민지 교육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1952년 경북 김천 출생인 이 박사는 경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교육부교육연구사, 주일한국대사관 교육관,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 옥천상고 교장, 충북도청명학생교육원장, 대구미래대 부총장, 일본 구마모토국제대학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문학박사인 그는 현재 충북도립대 명예홍보대사다.

저서로는 <조선통치 비화> <조선의 육사> <신의 나라는 가라>(역서) <일제침략기의 한국의사교육사> <우리땅 독도> <규슈속의 한국문화> <조선통치 비화><재일 한국인 75년사> <고구려를 찾아서> 등이 있다.

“대를 이어오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정신적인 압박감 같은 것들은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더 부유해진다면 점점 희박해져 가겠지만 잘 살지 못하는 계층은 여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가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입니다.”

동양일보는 1일 아카데미홀에서 이 박사에게 집필기념패를 전달한다. 5년 10개월간 장기 기획특집을 집필해 준 그간의 노고와 고마움을 독자들과 함께 기리기 위해서다.

이 밖에 이 박사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달 26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유튜브 동양일보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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