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응 충청북도문화원 연합회장·수필가

김장응 충청북도문화원 연합회장·수필가

[동양일보]10여 년 전 내가 증평예총 회장을 맞고 있을때 충북도예총회장이셨던 조철호 회장께서 충북도내 문인지부 회원들과 예총회원들을 모아놓고 보은에 있는 알프스수련원에서 1박2일 간담회 겸 행사를 추진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조철호 회장님께서 회의를 주재하면서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다 회원 한 분 한 분에게 참석한 소감과 장기자랑을 한가지씩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이물음에 나름대로 소견과 노래와 시낭송 등을 한 적이 있었지만 주저주저했다. 이에 조 회장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시낭송이 됐던 노래가 됐던 애송시 한 수, 애창곡 한 곡 정도는 안 보고 외워서 할 수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사실 동양일보 회장겸 예총 회장을 겸직하고 계셨던 조회장님은 청주고등학교 한 해 선배이시고 자주 만나는 존경하는 선배이기 때문에 더욱 그 말씀이 감명깊었고 그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다.

30대, 40대 적에는 관광버스나 계모임에서 노래 한 곡 정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서 부를 수 가 있었다. 그러나 60대 후반에 와서는 관광버스나 노래방 등에 화면이 있고 가사가 나오니까 가사를 외울 필요가 없게 되니 옛날 18번지로 즐겨 불렀던 ‘물래방아 도는 내력’, ‘고향무정’, ‘울고넘는 박달재’ 등을 지금은 가사를 끝까지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다 잊고 화면에 나오는 자막을 보고 겨우 유행가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애창곡 하나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고 2때 배운 ‘오! 쏠레미오’를 원곡으로 불러 본 것이다.

“케벨라 코자 나유르 나타에 쏠레, 나리아 세레 나돕 포나 템페어 스타 페랄리아 후레스카 파레 지아나 훼스타” 로 시작하는 ‘오! 나의 태양’ ‘오! 쏠래미오’를 계속 가사를 외우고 불러서 나의 애창곡으로 만든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 “마나투 쏠레 큐벨로 오히네 오! 쏠레미오 스타인 후론 테어테 오! 쏠레오 쏠레 미오 스타인 후론 테어테 스타인 후론 테어테”로 끝나는 ‘오! 쏠레미오’ ‘오! 나의 태양’을 우리말 가사로 하면 “오 맑은 햇빛 너 참 아름답다. 푹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시원한 바람 솔솔 불어올 때 하늘에 밝은 빛이 비친다. 나의 맘에 사랑스,러운 나의 태양 비친다. 오! 나의 태양, 오! 나의 태양. 찬란하게 비친다”

지금부터 꼭 60여 년 전 고등학교 음악선생님께서 이 노래를 가르치시면서 노래의 배경을 설명하셨는데 사랑하는 연인을 태양에 빗대어 노래한 ‘오! 나의 태양’은 이탈리라 사람들의 태양 예찬인 동시에 인생 예찬이기도 하다. 이 노래는 지중해의 푸른 물결 위로 반짝이는 찬란한 태양, 그 태양이 비치는 영원한 인생을 찬양하고 사랑을 노래한 것이라는 기억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천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노랫말 가사로 우리말 가사로도 불러보면 마음도 상쾌해지고 가사를 틀리지 않고 끝까지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옛날 10여 년 전에 조 선배가 얘기했던 한 곡 정도는 가사를 끝까지 안보고 외워서 부를 수 있어야 된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흐믓하고 기분좋다. 나의 애창곡은 뭐니 뭐니해도 오! 쏠레미오 오! 나의 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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