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 취재부 부장

 
조석준 취재부 부장
조석준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제법 쌀쌀해진 날씨로 난방을 시작하면서 벌써부터 전기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전기료 부담을 논하기 전에 냉난방기의 온도를 필요 이상으로 올리거나 낮추면서 여름을 겨울같이, 겨울을 여름같이 보내고 있는지 되짚어봐야만 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무실과 집에선 한 여름에 반팔을, 한 겨울엔 내복대신 반팔을 입고 생활하곤 한다. 또 상가에서의 개문 냉난방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전기는 대부분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절전만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에너지공단은 적정 실내온도 유지(18~20도) 유지, 폐문 난방, 영업시간 외 진열장·간판·옥외조명 소등, 발광다이오드(LED) 등 고효율 조명 선택 등 상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10개 방안을 소개했다. 공단은 매달 4466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203㎡ 규모의 상점이 10개 요령을 모두 실천할 경우 전기 사용량이 2666kWh로 40.3% 절감되며, 전기요금도 월 57만원에서 35만2000원으로 38.3%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까지 한전이 기록한 누적 적자는 21조8342억원이었고, 4분기에 9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가 35조~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 입장에선 월급과 아이들 성적 대신 대출금리, 장바구니 물가 등이 크게 오르는데다 30조원 이상의 한전 적자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한다. 이는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이 안정적인 원전 대신 비싸고 불안정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를 늘린 결과다. 비용이 늘어난 만큼 당연히 전기요금을 올렸어야 했지만, 민심 눈치 보기에 요금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깎아주면서 한전의 대규모 적자 발생을 키웠다. 작년 초부터 지난 6월까지 주요 국가들의 주택용 전기요금을 살펴보면 미국은 21.5%, 독일은 43.3%, 영국은 89%, 이탈리아는 106.9%씩 인상했다.

에너지 원가는 요금에 반영해 절약을 유도하되 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정책을 시행해 모두가 따뜻한 겨울이 되길 기대해 본다.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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